김미옥 기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9일 ‘축구 천재’ 박주영(20·FC서울·사진)의 프로 데뷔전을 지켜본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프로무대 적응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 경기 후 박주영도 “아직 배울 게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그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팀 훈련에 나선 박주영은 “감 잡았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이 “청소년 수비수들은 공격수를 마크할 생각만 하지 공을 뺏을 생각은 안하는데 프로 수비수들은 스피드를 이용해 공을 낚아채는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었다”며 “다음 경기 때는 반 박자 빠른 패스와 슈팅으로 충분히 수비수를 따돌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는 게 서울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박주영은 13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분당)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2005’ 성남 일화전에 출격한다.
22일부터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하는 박주영은 17일 청소년대표팀에 소집되기 때문에 이 경기는 프로축구 팬들 앞에서 잠시 작별 인사를 전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후반에 교체 선수로 출전할 예정이지만 두 번째 경기라는 점에서 박주영의 각오는 남다르다. 특히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서울이 시즌 초반 1무 1패로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있어 ‘막내’ 박주영 입장에서도 첫 승이 급한 상태.
용병 물색을 위해 포르투갈로 떠난 이장수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게 되는 이영진 수석 코치는 김은중-노나또 투톱과 플레이메이커 히칼도로 성남의 수비진을 두드려본 다음 후반 박주영과 ‘패트리엇’ 정조국을 내보내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청소년 경기에서 4, 5명 정도는 쉽게 제치는 뛰어난 개인기의 박주영. 과연 그가 싸빅-김영철-장학영-전광진이 포진한 성남의 철통 수비망을 뚫을 수 있을까.
요하네스 본프레레 대표팀 감독은 이날도 박주영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