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자회담의 복귀 조건으로 ‘폭정의 거점’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워싱턴타임스 데이비드 존스 국제부장)
“나는 진실을 말했다.”(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사진)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있는 라이스 국무장관은 11일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사과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폭정의 거점’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로이터통신 및 워싱턴타임스와의 잇단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행동하기 전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은 6자회담장에 나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한 것처럼 북한에도 유사한 접근을 고려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북한은 (과거에) 당근만 취하고 전혀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북한이 1994년 제네바 합의 후에 핵무기 개발을 계속한 점을 들어 “북한이 행동하기 전에 인센티브를 지나치게 제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경험했기 때문에 북한은 이란과 상당히 다르다”면서 “인센티브를 먼저 제공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하는 것을 두려워할 수는 없다”고 덧붙여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시사했다.
라이스 장관은 한미 관계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워싱턴타임스 편집국장이 한반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손상된 대미 관계를 복원하느냐, 안보동맹을 깬 뒤 주한미군을 축출하고 중국과 동맹을 추구하느냐는 분기점에 곧 직면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라이스 장관은 이렇게 답변했다.
“현재의 한미 관계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력하다. 한국이 민주국가인 만큼 한미 관계가 옳다거나 잘못됐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이 민주적인 사회다.”
그는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제시한 다자안전보장 및 대북 에너지 지원 연계 방안을 거론하면서 “이게 훌륭한 아이디어라는 것을 아직 아무도 북한에 설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