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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리틀 심은하’ 이다해 “본색을 보여드리죠”

입력 | 2005-03-16 17:25:00


“천사와 악마의 두 얼굴을 가졌습니다.”

19일 시작하는 SBS 주말드라마 ‘그린로즈’(밤 9시 45분)의 연출자 김수룡 PD는 여주인공 이다해(본명 변다혜·21)를 이렇게 평했다.

김 PD는 “이다해는 심은하 송윤아처럼 희극과 비극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그린로즈’ 이후의 작품도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다해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가 2001년 해외동포 자격으로 참가한 미스 춘향 선발대회에서 ‘진’에 뽑히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녀는 이후 ‘미니시리즈의 악역 조연→일일드라마 주연→주말드라마 주연’이라는 연기자의 ‘스타 코스’를 착실히 밟고 있다.

그녀는 지난해 KBS2 월화드라마 ‘낭랑 18세’에서 악역으로 얼굴을 알린 뒤 MBC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에서 무당 윤초원 역을 맡아 ‘신들린’ 연기로 주목 받았다. ‘왕꽃선녀님’의 인기를 바탕으로 이번에 주말드라마 ‘그린로즈’에서 평사원을 사랑하는 재벌의 외동딸 오수아 역을 거머쥐었다.

“김 감독님과는 ‘왕꽃선녀님’이 끝나기 전인 지난해 11월 만났어요. 김 감독님에게서 ‘그린 로즈’ 스토리를 듣고 매니저와 상의도 안한 채 30분 만에 출연을 결정했어요.”

그녀는 ‘왕꽃선녀님’의 인연을 내세운 MBC의 주말드라마 주연 섭외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그린로즈’ 오수아에 왜 매력을 느꼈나요.

“전작보다 덜 무거운 배역이에요. 오수아는 원래 밝고 활달한 캐릭터죠. ‘왕꽃선녀님’에선 평소엔 얌전하다가 신내림이 오면 귀기(鬼氣)어린 연기를 했죠. 눈물 흘리는 신도 많아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어요. 원래 제 성격은 웃음이 많고 밝은 편인데 정반대 역을 한 셈이죠.”

그녀가 하고 싶었던 역은 ‘파리의 연인’의 강태영(김정은)이나 ‘낭랑 18세’의 윤정숙(한지혜) 같은 왈가닥 스타일. 좋아하는 배우로 ‘맛있는’ 코믹 연기를 보여 주는 김정은을 꼽았다. 그녀는 “독립심이 강하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오수아가 제 희망을 절반 정도 만족시켰다”고 말했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분위기인데 왈가닥을 좋아한다니 의외입니다.

“(‘아하하’ 하고 크게 웃더니) 전 잠바에 운동복 바지 입고 벙거지 모자를 쓰고 군고구마를 사러 가는 스타일이에요. 최근 몇 차례 오락프로에 나갔는데 매니저가 조용히 있다가 오라고 했지만 전 신나게 설치면서 많은 얘기를 했어요. 기획사의 콘셉트 때문에 제 본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내숭 떠는 건 싫어요.”

―‘리틀 심은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과분하죠. 심 선배님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척척 연기가 나오려면 많은 수업을 쌓아야죠. 그러나 전 ‘21세기 심은하’가 되고 싶어요. 심 선배님은 연기 외길로만 갔지만 저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MC도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재촬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그린로즈’ 첫 장면이 제가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 장면인데 왠지 캐릭터도 안 살고 밋밋하단 느낌이 들어 감독님에게 다시 찍자고 졸랐어요. 제 캐릭터가 드라마와 겉도는 느낌이 드는 부분은 가급적 재촬영하고 싶어요.”

김 PD는 “다해가 지난해 11월 출연 결정 후 사흘이 멀다 하고 전화를 걸어 대본을 미리 보내달라고 했다”며 “제 성에 안차면 꼭 다시 찍자고 한다”라고 거들었다.

―오수아는 재벌 집 딸이지만 평사원을 좋아하는 순정파로 나오는데, 실제는 어떤가요.

“말 잘 통하고 웃기는 남자가 좋아요. 남자가 과묵하면 썰렁하잖아요. 같은 연예인은 남자친구로 사귀고 싶지 않아요. 너무 바빠서 싫어요. 제가 바쁘니까 남자라도 좀 한가해야죠. 제가 욕심이 너무 많은가요.”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