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 현 의회가 16일 ‘다케시마의 날’ 제정 조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독도 문제는 일본에서도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우선 우익세력 사이에서는 ‘당초 의도한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다.
▽법적 의미는=일본의 헌법과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며, 조례 제정은 지방의회의 의결을 통해 이뤄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례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영역이므로 시마네 현을 벗어난 곳에서는 당연히 이 조례가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다른 자치단체가 시마네 현에 동조하는 행동을 취하거나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움직임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시마네 현 측이 일본 전국을 상대로 한 서명운동과 중앙정부의 전담기구 설치, 기념일 제정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본 내에 미치는 영향은=익명을 요구한 한국의 한 일본전문가는 “이번 시마네 현 의회의 결정 자체보다는 독도 문제가 북방영토,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에 이어 또 하나의 분쟁 지역으로 일본 사회에서 자리매김 됐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도문제에는 지금까지 일부 지식인층만 관심을 보였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전역에서 쟁점화가 됐다는 분석이다.
현 단계에서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의 대처 방식이다. 한국을 의식해 당장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분쟁 지역이라는 점이 국제적으로 알려진 만큼 시간을 두고 잊을 만하면 한번씩 한국을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일본 국회 내에 ‘북방영토를 생각하는 의원 모임’ 등이 구성된 점을 감안하면 독도에 대해서도 비슷한 단체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이즈미 총리는 정치적 곤경에 빠질 때마다 지지율 상승을 노려 북방영토 부근을 방문해 왔다.
시마네 현 출신인 집권 자민당의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참의원 회장과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의 행보도 주목 받고 있다. 호소다 장관은 16일 한국의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면서도 ‘시마네 현 측을 상대로 자제하라고 설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은 특별히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우리 땅 독도는…▼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90km 해상에 위치한 면적 180.902m²의 화산섬으로 동도(東島) 서도(西島) 및 그 주변에 산재하는 78개의 바위섬과 암초로 이뤄졌다. 동도(해발고도 98.6m)는 2개의 분화구로 정상부가 움푹 들어가 있고, 서도(해발고도 168.5m)는 산정이 뾰족한 원뿔형이어서 각각 암도와 수도로도 불린다.
섬은 동도와 서도 사이의 형제굴, 동도의 천장굴을 비롯한 해식동굴과 해식대 및 해식애가 발달했다. 강한 해풍과 부족한 토양 탓에 당초 나무가 자라지 않았으나 소나무와 동백나무를 옮겨 심었다.
독도는 1982년 11월 바다제비, 슴새, 괭이갈매기 같은 해조류의 번식지 보호를 위해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336호)으로 지정됐다.
정부는 천연기념물 보호를 명분으로 독도 상륙을 제한해 왔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사전 상륙허가가 필요한 섬은 독도 외에 전남 신안군의 칠발도(제332호), 충남 태안군 난도(제334호), 경남 통영군 홍도(제335호)가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