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가 꽃 향기에 취해 있다. 활짝 핀 산수유꽃이 지리산 자락을 노랗게 물들였다. 사진 제공 구례군청
《매화 산수유 꽃 유채꽃 벚꽃 복사꽃…. 형형색색 갖가지 꽃들이 봄을 재촉하고 있다.
작년과 꼭 같은 춘삼월이라고 해도 아직 봄이 아니다.
사람들은 꽃, 그들을 만나고서야 비로소 봄이 왔다고 느낀다.
남녘 산과 들을 알록달록 물들이는 꽃 축제를 소개한다.》
○ 봄을 부르는 매화
동백이 겨울을 보내는 꽃이라면 매화는 봄을 부른다. 다른 곳의 매화가 꽃망울을 키울 무렵 섬진강변의 매화는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올해 9회째를 맞는 ‘광양매화문화축제’가 20일까지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열린다. 원래 이름은 섬진마을이지만 매화로 유명해져 매화마을로 불린다. 전국 5대강 가운데 가장 물이 맑기로 유명한 섬진강변에 10만여 평의 매화 군락지가 조성돼 있다. 맑고 깨끗한 백사장을 배경으로 섬진강의 지명 유래가 된 두꺼비 전설을 간직한 나루터, 청매실 농원의 전통 옹기, 섬진강 재첩잡이 풍경을 볼 수 있다.
풍물패 공연과 음악회 등 막바지에 이른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즐길 수 있다. www. gwangyang.jeonnam.kr
○ 지리산의 산수유 꽃
산수유는 지난달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이달 중순 절정을 이룬다. 봄에는 노란 꽃을 피우고, 가을에는 한약재로 사용되는 빨간 열매를 맺는다. ‘산수유 꽃 축제’는 19∼27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 온천관광지 일대에서 열린다. 이곳에는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 자생군락지가 있고 국내 산수유의 60∼70%가 생산된다. 산수유 꽃을 벗 삼은 산행과 풍부한 문화행사가 강점이다. 풍년기원제와 개막식 외에도 구례명창공연과 산수유 강연, 고로쇠 약수마시기, 산수유 꽃길 걷기 등 50여 건의 행사가 개최된다. www.gurye.go.kr
○ 제주 벚꽃과 진해 군항제
벚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2000여 종이 있는데 국내에는 2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국내의 벚꽃은 제주도가 원산지인 왕벚나무다. 1963년 시작된 ‘진해 군항제’(30일∼4월 8일)는 벚꽃 관광의 대명사가 됐다. 이 무렵 26만여 그루(2003년 기준)의 벚꽃나무가 진해시를 벚꽃으로 뒤덮는다. 특히 장복산∼안민고개∼시루봉∼천자봉∼대발령으로 이어지는 17km 등산로의 벚나무가 꽃을 피우면 산정 꽃 터널이 형성된다. 충무공 추모행사와 의장대 시범, 공군 에어쇼 등 볼거리도 있다. www.jinhae.go.kr 좀 더 먼저 벚꽃을 보려면 제주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제주 왕벚꽃잔치’는 25∼27일 제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 복사꽃이랑 대게랑
다음 달 7일 전야제에 이어 8일 ‘복사꽃 큰 잔치’가 경북 영덕군 일원에서 개최된다. 복사꽃 축제가 유명한 것은 곧바로 ‘영덕 대게축제’(9∼10일)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복사꽃으로 눈요기를 하고 대게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영덕과 청송을 잇는 34번국도 27km 구간에서 복사꽃의 자태를 엿볼 수 있다.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와 영해별신굿, 신돌석 장군 출진시연 재현 등 다양한 행사도 관람할 수 있다. www.yd.go.kr
○ 유채꽃은 제주도의 또 다른 이름
‘제주 유채꽃잔치’는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이 번갈아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다음 달 9, 10일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 무렵 제주 전역은 유채꽃의 첫 개화지인 성산 일출봉을 시작으로, 노란 유채 밭으로 변한다.
제주의 푸른 바다, 거무스름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돌담,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지는 ‘색의 잔치’다. 행사 기간 중 유채꽃길 건강걷기대회와 대록산 등반대회가 있다. www.bukjeju.go.kr
○ 기차로 하는 꽃 여행
기차와 함께 꽃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여행사와 연계해 ‘봄꽃 테마 기차여행’ 시리즈를 상품으로 내놓았다. 새벽 출발해 당일 코스 또는 1박2일로 남도의 꽃과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다.
‘섬진강 매화꽃 열차’는 22일까지 운행되며 매화마을과 화개장터, 섬진강변 드라이브 코스로 구성돼 있다.
29일까지 운행되는 ‘매화꽃 산수유 열차’는 매화마을과 전남 구례군 산동마을로 코스가 짜여 있다.
벚꽃이 한창인 이달 말부터는 ‘진해 군항제 벚꽃 열차’, ‘지리산 쌍계사 벚꽃 열차’, ‘진안 마이산 벚꽃 열차’ 등이 운행된다. 오동도의 동백보다 뒤늦게 개화되는 전북 고창의 선운사 동백꽃은 다음 달 22일부터 운행되는 ‘선운사 동백꽃’ 열차로 만날 수 있다.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 현장과 변산 채석강 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요금은 1인 기준 4만∼8만 원. www.korail.go.kr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나비 주꾸미… 축제의 계절▼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이달 말을 전후로 전국에서 열리는 축제를 소개한다.
▽경주 한국의 술과 떡 잔치=26∼31일 경북 경주시 황성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고도(古都)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각종 술과 떡이 전시되며 종갓집의 대물림 음식도 공개된다. 떡메치기, 떡살 탁본 뜨기 등 체험행사와 신라 도자기 축제, 풍물 공연 등 부대행사도 열린다. www.gyeongju.go.kr
▽새봄 한강나비축제=2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한강전시관에서 개최된다. 나비와 곤충 표본 208종과 나비 생태 사이클 표본, 곤충 관찰용 기자재 등을 볼 수 있다. 한강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담은 한강사진전도 열린다. 곤충그리기, 관찰일지 작성, 곤충표본 만들기 등 초등학생을 위한 이벤트도 있다. hangang.seoul.go.kr
▽주꾸미 축제=주꾸미는 낙지보다 작지만 연하고 쫄깃쫄깃해 씹으면 감칠맛이 나는 봄철의 별미다. 볶음과 회, 무침, 데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제4회 군산 주꾸미 축제(www.gunsan.go.kr)가 25∼31일 전북 군산시 해망동 일대에서 열린다. 충남 서산시와 보령시 일대에서도 주꾸미 관련 행사가 열린다.
▽광안리 어방 축제=다음 달 2∼5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는 도심 속 벚꽃 개화시기에 마련된 축제로 바다, 벚꽃, 광안대교의 야경이 어우러진다. 수영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진두어화’(津頭漁火·400여 년 전 고기잡이 모습) 재현과 거리행진, 보트경주대회, 생선회 요리작품 경연대회가 진행된다. www.suyeong.bus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