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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서장훈-현주엽 PO 첫대결 “잘 만났다”

입력 | 2005-03-17 19:11:00


제대로 붙었다.

프로농구 삼성 서장훈(31·207cm)과 KTF 현주엽(30·195cm). 20년 가까이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닌 이들이 프로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벌인다. 18일 부산에서 시작하는 삼성과 KTF의 6강 플레이오프가 그 무대.

이들의 인연은 질기고도 길다. 한 해 선배인 서장훈은 1988년 현주엽의 초등학교 졸업식에도 참석했을 만큼 어려서부터 가까웠던 사이. 휘문중고교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정상을 질주했으나 둘 다 개성이 워낙 강해 부딪칠 때도 많았다. 서장훈이 1993년 연세대에 입학하자 현주엽은 이듬해 고려대에 진학해 라이벌로 맞섰다. 이들은 1998년 나란히 SK 유니폼을 입었으나 현주엽이 이듬해 골드뱅크(현 KTF)로 트레이드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 왔다.

양보할 수 없는 승부를 앞둔 이들은 저마다 승리를 다짐한다. 서장훈은 삼성 이적 후 2시즌 연속 6강에서 탈락했기에 꼭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싶다. 현주엽은 프로 5시즌 만에 처음으로 진출한 플레이오프여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 올 정규리그에선 3승 3패로 팽팽히 맞섰다.

목 보호대를 하고 투혼을 불태우는 서장훈은 “우리를 멋진 경기를 펼치는 동반자로 봐 달라”면서도 “집중력을 갖고 정상적인 플레이만 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주엽은 “바뀐 용병 딕킨스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적어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삼성만큼은 꺾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3전 2선승제의 역대 플레이오프 6강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강에 진출한 확률은 94%로 16번 중 무려 15차례에 이른다.

서장훈과 현주엽도 누구보다 기선제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18일 첫판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각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플레이오프 1회전 감독 출사표

장외 신경전과 기 싸움.

18일부터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삼성과 KTF, 오리온스와 SBS의 사령탑들이 경기를 앞두고 한바탕 입씨름을 벌였다. 설전의 핵심은 새로 데려온 용병들.

삼성은 KTF가 정규리그 막판에 크니엘 딕킨스를 데려온 데 대해 “이런 식이라면 챔피언전 직전에 용병 교체를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팀플레이가 형편없는 딕킨스가 두려워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KTF는 “삼성도 딕킨스를 데려오기 위해 접촉까지 해놓고 무슨 소리냐”며 맞받아쳤다.

오리온스와 SBS도 상대 용병을 깎아내리며 기 싸움이 한창. 감독들의 6강 플레이오프 출사표를 들어 본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KTF 추일승 감독

새 용병 딕킨스는 외곽슛과 스피드가 좋다. 얼마나 빨리 호흡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전에서는 제공권이 중요하다. 삼성의 패턴공격을 봉쇄하겠다.

▽삼성 안준호 감독

정체불명의 용병이 있어서 답답하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파악한 KTF의 전술에 대한 대비책이 있다. 경기 경험이 많고 상승세에 있는 우리 팀이 유리하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

다들 ‘단테 존스, 단테 존스’하면서 SBS 용병을 띄우지만 두렵지 않다. 고정 습관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했다. 오히려 SBS 양희승과 김성철의 외곽슛을 막아야 한다.

▽SBS 김동광 감독

오리온스의 새 용병 크리스 포터는 예전 용병 로버트 잭슨만 못하다. 우리는 이전에도 오리온스를 이겨 봤다. 가드 김승현이 휘젓고 다니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