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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생태계 훼손 위기…美, 알래스카 석유탐사법 통과

입력 | 2005-03-17 23:56:00


북극 생태계의 보고가 훼손 위기에 처했다.

미국 상원은 16일 미국 석유개발업자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알래스카 북극 국립 야생생물보호구역(ANWR)에서의 석유탐사 법안을 승인했다. ANWR는 긴수염고래와 북극곰 순록 등 포유류 45종과 철새 등 조류 180종이 서식하는 북아메리카의 ‘동물의 왕국’이다.

미국 석유개발업자들은 20년 이상 이곳의 석유시추를 요구해 왔다. 최대 160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 세계 2위인 이라크 석유매장량의 10분의 1이 넘는 엄청난 양이다.

이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당은 1991년부터 4차례 이상 ANWR에서 석유 및 가스탐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환경론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번번이 실패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법안이 상하원을 모두 통과했으나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좌절되기도 했다.

공화당 측은 이 지역에서 석유탐사를 시작하면 원유가격이 폭등할 때 수입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해 왔다. 이에 맞서 민주당과 환경론자들은 이곳에서의 석유시추는 운송망 미비 때문에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운송망을 확보하려면 생태계의 대규모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해 왔다.

이번 법안도 숱한 논란 속에 51 대 49로 간신히 상원을 통과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데다 최근 원유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부담에 관한 우려 확산이 통과에 한몫을 했다.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