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닥친 지진으로 휴일 아침을 보내던 많은 사람들이 한때 불안에 떨었다.
20일 오전 일본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 여파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건물과 창문 등이 흔들렸고 일부에서는 대피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전국에서 기상청 등에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했으나 계속 ‘통화 중’이었고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오후 1시까지 ‘특보 없음’이라는 자막만 뜨는 등 지진과 관련된 아무런 설명이 없어 시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영남=오전 10시 55분경 경남 통영시 서호동 재래시장 내 목조 상가건물에서 갑자기 불이 나 1, 2층 300여 평을 태워 2억9000여만 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2시간여 만에 꺼졌다.
소방당국은 인근 주민들이 “갑자기 바닥이 심하게 흔들리는 순간 건물 안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일단 지진 여파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주와 건물 사이에 연결된 전선끼리 부딪치면서 튄 불꽃이 인화물질로 옮아 붙어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울산 중구 우정동 선경아파트 17층 주민 김모(43·여) 씨는 “약 5초간 아파트 전체가 앞뒤로 흔들리면서 베란다의 화분이 ‘드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떨려 아이들을 데리고 급히 1층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울산석유화학공단 등에서는 지진 발생소식에 비상근무를 지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 D빌딩 엘리베이터가 지진 충격으로 갑자기 멈춰 섰다. 이 사고로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김모(25·여) 씨 등 4명이 30분간 갇혀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원에게 구조됐다.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서는 건물과 함께 마네킹 등 내부 시설물이 심하게 흔들려 고객 수천 명이 불안에 떨었고 일부는 건물 밖으로 급히 빠져나가느라 소동을 빚었다.
▽기타 지역=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이날 오전 형광등과 창문틀이 심하게 흔들렸다.
주민들은 남해안에 지진해일(쓰나미)주의보가 발령됐다는 TV 자막이 방영되자 최근 동남아를 강타했던 대규모 지진해일 피해를 연상하면서 친지들에게 안부전화를 거는 등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서울에서는 땅이 흔들리는 현상이 10여 초가량 계속됐으나 진도 2에 불과해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
회사원 김모(36) 씨는 “종로구 통의동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갑작스러운 흔들림이 10여 초간 느껴지고 블라인드가 움직였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조성준(62) 씨는 “약하기는 했지만 아파트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국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