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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25일부터 4강전… “결승 내가 이끈다”

입력 | 2005-03-22 18:06:00


■TG 신기성 VS 삼성 주희정

삼성 주희정(29)은 TG삼보 신기성(30)과 묘한 인연으로 얽혀 있다.

부산 동아고 시절 유망주로 1995년 고려대에 입학했지만 대학 1년 선배 신기성의 그늘에 가려 벤치 신세. 그래서 1997년 학교를 중퇴하고 프로팀 나래(현 TG)에 입단했다. 1997∼98시즌 신인왕으로 뽑혀 모처럼 주목받았으나 신기성이 다시 나래에 뽑히면서 1998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되는 설움을 맛봤다. 신기성 때문에 운명이 두 차례나 바뀐 것.

이처럼 인연이 실타래처럼 꼬인 신기성과 주희정이 25일 원주에서 시작되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 이들은 공격과 수비를 진두지휘하는 포인트 가드로 소속팀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다.

올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 신기성은 평균 9.7득점, 2.8리바운드, 7.3어시스트를 기록해 8.7득점, 3.2리바운드, 7.3어시스트의 주희정과 팽팽히 맞섰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신기성은 “대학 때는 희정이에게 미안했지만 오히려 잘 풀린 것 아니냐”면서 “포스트시즌 들어 최상의 기량을 보이는 희정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가 준우승에 그쳤던 지난 시즌과 달리 서두르지 않고 경기 조율과 템포 조절에 신경을 쓰겠다는 게 신기성의 각오.

KTF전에서 평균 14득점, 9.5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주희정은 “기성이 형과는 아픈 기억도 있어 꼭 이기고 싶다”면서 “체력을 앞세워 풀코트로 달라붙어 공조차 못잡게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주희정 강혁 박성배 등 가드진을 총동원해 신기성을 봉쇄해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CC 찰스 민렌드 VS SBS 단테 존스

“단테 존스에 대한 대비책은 밝힐 수 없다. 다만 열심히 준비할 뿐이다.”(KCC 찰스 민렌드)

“찰스 민렌드는 힘이 좋고 골밑 안팎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선수다. 피벗 플레이가 좋다. 협력수비로 막겠다.”(SBS 단테 존스)

26일 전주에서 맞붙는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KCC-SBS의 4강전은 용병 민렌드와 존스의 대결이 백미. 두 선수는 10일 정규리그에서 한 번 맞붙어 88-81로 SBS가 승리했으나 경기 내용은 접전. 개인기록에서는 민렌드가 39득점, 14리바운드로 존스의 24득점, 9리바운드보다 앞섰다.

민렌드는 정규리그 도중 다쳤던 오른쪽 무릎이 많이 회복된 상태. 민렌드의 득점력과 경기 흐름을 타는 능력은 SBS에 큰 위협. 민렌드는 맞상대인 존스에 대해 “관중을 의식한 쇼맨십이 뛰어나다. 경기 외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반면 존스는 “다른 팀 용병들은 해외리그에서 본 적이 있지만 민렌드는 한국에 와서 처음 봤다.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상을 받을 만한 선수다”라고 치켜세웠다. 존스는 “1 대 1 수비가 안 되면 협력수비로라도 민렌드를 막겠다”며 “한국에 와서 처음엔 팬들을 위한 화려한 플레이를 많이 했지만 이제부터는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등 동료들이 빛을 내도록 도와주는 궂은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CC 신선우 감독은 “5점 안팎의 승부가 될 것이다. 수비와 리바운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SBS 김동광 감독은 “단기전이니만큼 원정 1차전이 고비다. 매치업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KCC 이상민의 속공 패스를 막겠다”고 밝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