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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쇼걸로 변신한 왈가닥 FBI요원

입력 | 2005-03-23 18:31:00


2000년 미국에서만 1억600만 달러(약 1100억 원)의 흥행을 기록한 작품 ‘미스 에이전트’의 속편치고는 영화 ‘미스 에이전트2: 라스베가스 잠입사건’은 좀 심심하다.

1편에서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 출전해 폭파 협박범을 붙잡았던 미 연방수사국(FBI) 왈가닥 요원 그레이시 하트(샌드라 불럭)는 얼굴이 너무 알려지는 바람에 위장근무를 할 수 없게 된다. 결국 FBI의 홍보요원이 된 그레이시는 본격적으로 유명세의 나날을 보내다 어느 날 친구인 미스 아메리카와 이 대회의 아나운서였던 스탠이 납치된 것을 알게 된다.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이들을 구출하러 나선 그레이시는 라스베이거스의 쇼걸로 위장한다.

‘미스 에이전트’의 강점은 외모를 꾸밀 줄 모르고 애교보다는 주먹이 앞섰던 그레이시가 미(美)의 사절로 변신하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주는 유머에 있었다. 그러나 속편인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변신의 강도는 1편에 미치지 못한다.

영화는 이 변신의 부족한 빈틈을 새로운 파트너를 등장시켜 ‘여성’ 버디 코미디로 채우려고 한다. 터프하고 고집 센 흑인 여성 FBI 요원 샘 풀러(레지나 킹)가 그레이시의 새 파트너가 돼 티격태격 코미디를 벌인다. ‘러시아워’에서 청룽-크리스 터커 콤비의 여성 버전이라고 할까. 다만 그 내용이 “너는 두 번 화났어? 나는 화나, 화나, 화나, 화났다고” 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쉽다. 4월 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