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출판사가 기획출간해온 문고판 시리즈 ‘책세상문고ㆍ우리시대’가 100권 발간을 기록했다(사진). 2000년 4월 제1권 ‘한국의 정체성’(탁석산 지음)으로 시리즈를 시작한 책세상이 최근 100권째인 ‘메가테러리즘과 미국의 세계질서 전쟁(구춘권 지음)’을 발간한 것.
책세상은 100권 발간을 맞아 “이 문고판은 인문학 위기 극복의 모범이자 소멸하다시피 한 문고판의 부활, 국내 학자들의 눈부신 필력 대결, 우리 시대 쟁점 붙이기 등 한국 출판에 있어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의의를 자평했다.
이 시리즈가 문고판 활성화의 시험대 같은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1960∼70년대에는 삼중당문고, 을유문고, 삼성문고, 춘추문고, 교양국사총서 등 문고판 시리즈만 수십 가지였지만 1990년대 이후 문고판 출간은 거의 맥이 끊겼다.
그러다 2000년 이후 ‘문지 스펙트럼’ ‘창해ABC’와 함께 ‘책세상문고ㆍ우리시대’가 문고판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이 흐름은 살림출판사의 ‘살림총서’와 삼성경제연구소의 ‘SERI 연구에세이’, 김영사가 올해 시작한 ‘잘 먹고 잘 사는 법’ 시리즈로 이어지고 있다.
책세상 측은 “문고판 시리즈의 성공을 위해서는 독자들이 주목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진열장을 마련해주는 등 일선 서점에서부터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