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n 시네마/박일한 지음/296쪽·1만2000원·창해
57편의 영화를 통해 골치 아픈 경제학의 개념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장기수 김선명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선택’은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을 이해하도록 하는 영화다. 양심의 자유를 위해 전향서 쓰기를 거부한 것은 결국 그렇지 않았을 경우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결혼, 가족, 사회생활이라는 기회비용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의 밑바닥 청춘을 다룬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경제학의 기본 가설에 도전장을 내민 영화다. 트레인스포팅의 주인공들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겠다”고 선언하는데 이는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하는 존재라는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또 주인공들이 탐닉하는 마약은 소비할수록 더욱 빠져들게 된다는 점에서 소비할수록 만족도가 감소한다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는 기업 활동의 결과를 뜻하는 외부 효과, 고령화로 소비 중심 세력이 되는 노년층을 뜻하는 ‘오팔족’ ‘6G세대’ 등 영화 소개 뒤에 붙는 경제 토막상식도 짭짤한 정보가 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