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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호나우디뉴, 10번 달고 뛰어”

입력 | 2005-03-25 18:06:00


브라질축구대표팀의 등번호 10번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축구황제’ 펠레(65)가 1958년 스웨덴월드컵부터 1970년 멕시코월드컵 때까지 28년간 유니폼에 달았던 바로 그 번호. 이 때문에 ‘펠레 넘버’로 불리는 ‘10번’은 세계 축구 최강 브라질대표팀 중에서도 최고의 스타에게 부여되는 등번호다.

이런 백넘버 10번이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올해의 선수’인 호나우디뉴(25·FC 바르셀로나)에게 주어졌다.

25일 브라질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라질축구협회(CBF)는 이제까지 7번을 달고 뛰었던 호나우디뉴에게 10번을 부여키로 결정했다. 그동안 10번은 미드필더인 카카(AC 밀란)가 달고 뛰었지만 10번의 주인공으로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는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가 10번을 달았다. 2002월드컵 득점왕인 ‘신축구황제’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의 등번호는 9번.

1958년 18세 때 월드컵에 첫 출전했던 펠레가 등번호 10번을 처음에 단 이유는 당시 1번은 골키퍼, 2∼5번은 수비수, 6∼9번은 미드필더, 10번과 11번은 공격수에게 주어지는 등번호였기 때문. 최근에는 이런 관례가 없어진 대신 월드컵 출전 엔트리인 23명 안에서 등번호가 정해지는 게 보통.

하지만 전통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축구신동’ 마라도나의 백넘버가 10번이었고 프랑스대표팀의 10번은 지네딘 지단, 잉글랜드 10번은 마이클 오언, 이탈리아 10번은 프란체스코 토티 등 보통 10번은 그 팀 최고의 스타가 차지하는 게 관례였다.

1997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득점왕에 오르며 세계무대에 깜짝 등장한 호나우디뉴는 ‘작은 호나우두’로 불리는 드리블의 마술사.

펠레 번호를 물려받은 그가 과연 생애 통산 1283골을 넣은 ‘축구황제’ 펠레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