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한국관 자금 조성에 나서기로 한 새 출협 회장단. 왼쪽부터 김언호 부회장(한길사 사장), 이영혜 부회장(디자인 하우스 사장), 박맹호 회장(민음사 회장), 강희일 부회장(다산출판사 사장). 동아일보 자료 사진
10월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는 주빈국관 외에 한국관이 선보인다. 주빈국관이 ‘한국의 책’ 출판의 역사 등을 보여주는 ‘얼굴’이라면 한국관은 여러 출판물이 전시되는 ‘비즈니스홀’이다. 한국관은 지난해보다 4배 큰 300평 규모로 만들어지며 여기에는 16억500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이하 출협)의 전임 집행부는 이 경비의 조성 방안에 대한 결정을 2월 신임 회장 선출 이후로 미뤘다. 최근 새로 취임한 박맹호 회장이 구성한 집행부는 “30억 원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한국관 건립 자금 외에 2008년 서울 국제출판협회(IPA) 총회 개최 자금도 함께 모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모금이 목표액에 도달할지에 출판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박 회장이 3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최선호 출협 상무는 “94개 이사 회원사가 100만 원 이상, 750여 개 회원사가 20만 원 이상을 내자는 서신을 보낼 것”이라면서 “출협 회비도 못 내는 출판사가 200여 군데여서 목표액에 미치지 못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교원 대교 웅진 두산동아 등 연 매출액 1000억 원대를 넘어서는 대형 출판사들의 움직임. 1990년 주빈국이었던 일본 출판사들은 매출액의 0.1%를 성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학습지 교재 전집을 제작하는 국내 대형출판사들은 국제도서전과 큰 관련이 없어 모금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모금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파주출판도시 기반 조성과 출판유통 현대화에 정부 예산이 큰 규모로 들어갔는데, 출판계가 한국관 건립도 스스로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모금 기간 내내 출협 새 집행부는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