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보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의 설립자인 안철수 사장이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18일 그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정상의 위치에 올랐다”며 “최고경영자(CEO) 직을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안(老眼)이 오기 전에 꼭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겠다는 것이다. 2년간의 공부를 마치면 벤처창업 컨설팅을 하거나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만들어 키우고 이름까지 내건 회사를 떠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스스로 세운 인생목표에 따라 오래전부터 퇴진을 준비했다고 한다. “지금이 물러나야 할 적기”라는 말에서 새로운 삶에 대한 강한 도전의지를 읽을 수 있다.
안 사장은 의대 교수까지 지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를 치료하는 길을 걸어 왔다. 국내 누리꾼(네티즌)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안 사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는 “실패나 과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산악인 박영석(골드윈코리아 이사·동국대 산악부 OB) 대장이 이끄는 북극점 원정대는 출발 17일 만인 25일 북극점에서 직선거리로 160.77k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다.
원정대는 블리자드(눈보라를 동반한 강풍)에 콧물이 바로 고드름으로 변하는 영하 50도의 악천후와 싸우고 있다. 크레바스(빙하지대의 갈라진 틈)와 리드(얼음이 갈라져 바닷물이 드러난 곳)를 피해 63일간 2000km(직선거리 780km) 이상을 걸을 예정이다.
박 대장은 “산악 그랜드슬램을 꼭 달성해 한국인의 기상을 세계에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악 그랜드슬램은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지구 3극점을 모두 밟는 것. 이를 달성한 사람은 아직 없다.
세계 초일류를 향한 국내 기업들의 도전 열기도 뜨겁다. 요즘 정보기술(IT)이나 생명공학기술(BT) 관련 기사에 세계 최초라는 표현이 자주 나오는 것이 증거다.
한편에선 어려운 경제 탓에 좌절하고 삶의 희망까지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를 악물고 나름대로 노력해도 먹고사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칭기즈칸은 “너무 막막하다고 포기하겠다고 말하지 말라. 적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고 말했다.
어렵거나 힘든 상황을 회피하기보다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여 극복하면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자신, 나아가 인류를 번영으로 이끄는 원천은 도전이다.
김상철 경제부 차장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