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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암의 버저비터]용병제도 개선 상생의 길 찾자

입력 | 2005-03-28 18:21:00


프로농구 플레이오프는 용병들의 경연장이다. TG삼보는 정규리그 때 부진하던 스토리가 살아나면서 삼성과의 4강전에서 2연승을 달려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뒀다. 단테 존스를 앞세운 SBS도 정규리그에 이어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게이브 미나케를 정규리그 막판 교체한 KTF는 대체 용병이 제몫을 못하면서 6강전에서 삼성에게 2연패해 탈락했다.

프로농구의 용병바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 시즌은 자유계약제 도입과 연봉 상향 조정에 따라 의존도가 더욱 심화된 양상. 이 바람에 국내 선수들은 더더욱 발붙일 자리를 잃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용병 제도 개선을 심각하게 논의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선 팀 당 용병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이 있다. 그러나 용병을 줄이면 국내 선수 입지를 넓힐 수 있겠지만 그것이 한국 농구의 발전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기량이 뛰어난 용병 2명이 한 팀에서 뛰면 다른 선수들의 경기 수준까지 높아지는 부대효과도 있다. SBS의 김성철과 양희승이 그렇다.

동전의 양면 같은 용병 문제는 이해 당사자인 구단 차원이 아닌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의 검토를 거쳐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미국프로농구(NBA)는 1950년대 공격제한시간 24초제를 도입해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게임 흐름으로 리그 운영에 전환점을 만들었다. 제도 개선만으로도 리그를 살릴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타산지석이다.

다음 시즌은 프로농구가 도입된 지 10시즌 째가 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앞으로 10년 무엇을 해서 먹고살아야 할 지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한국농구도 향후 10년을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 지 선택해야할 시점이다.

MBC해설위원 cowm55@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