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잠이 부족해요.”
지난해 러시아 연해주에서 수입된 반달곰 6마리가 올해 1월 초 지리산에서 첫 동면(冬眠)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겨울잠에 빠져 있다.
2002년 방사됐던 반돌이와 장군이가 대부분 3월 말 이전에 겨울잠에서 깨어났던 것에 비하면 늦잠을 자는 셈.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팀은 올해 폭설이 유난히 많았던 지리산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겨울잠 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29일 분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달곰 6마리를 수시로 점검한 결과 이들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로 지리산의 생태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5월경 반돌이와 장군이의 새 보금자리가 마련된다.
반돌이와 장군이는 양봉장 벌통을 뒤지고 암자의 곳간을 터는 등 문제를 일으켜 지난해 5월 지리산 반달가슴곰팀 옆 임시거처에서 지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반돌이와 장군이가 자연 속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리산 자락에 약 1000평 규모의 철책 우리를 만들기로 했다”며 “일반인이 반달곰의 생태를 지켜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지리산에 자생으로 생존해 있는 반달곰은 3, 4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달곰이 존속할 수 있는 개체군을 이루기 위해서는 50여 마리는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올해 추가로 연해주 반달곰 6마리와 북한산 반달곰을 들여오는 등 2008년까지 모두 30마리의 반달곰을 지리산에 방사할 예정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