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치원생인 아들이 음악회에 연미복을 입고 오라는 통지문을 가져왔다. 여자 아이들은 모두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고 했단다. 비용이 걱정돼 유치원에 전화를 했더니 “다른 데도 다들 그렇게 한다. 빌려 입혀도 되지 않느냐”며 왜 전화를 했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연미복 값을 알아봤더니 35만∼40만 원, 빌리는 것도 12만 원이나 했다. 고민 끝에 음악회날 평상복을 입혀 보냈더니 아이는 유치원에서 돌아온 뒤 잔뜩 주눅이 들어 온종일 말이 없었다. 유치원생에게 한번 입히자고 수십만 원씩 하는 연미복과 드레스를 준비하라는 유치원의 처사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렇잖아도 엄청난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부모들의 처지도 생각해줬으면 한다.
권희숙 영양사·대구 수성구 욱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