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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간부에 ‘청렴서약서’…“北 5호담당제 같아”

입력 | 2005-03-30 18:34:00


통일부가 최근 과장급 이상 전 직원에게 ‘청렴서약서’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조치는 범정부 차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 및 반부패운동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30일 “부패방지위원회가 ‘윗물 맑기 운동’ 차원에서 내놓은 반부패의식 확산 차원의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통일부가 자발적으로 서약서를 받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문과 4개의 세부실천 항목으로 이뤄진 청렴서약서는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부당한 지시나 압력, 청탁 등을 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된 어떠한 대가도 요구하거나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부패행위를 강요 또는 제의받거나,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게 되었을 때에는 지체 없이 이를 신고한다’는 항목은 논란이 되고 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를 신고하라는 것은 좀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도 “자발적이라지만 위에서 하라니까 그냥 하는 것”이라며 “청렴을 요구하는 취지는 좋지만 첨예한 이권과 직접관련이 없는 통일부가 앞장서 이런 서약서를 내는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사회지도층이 부패 없는 사회를 만드는 데 솔선한다는 입장에서 벌이는 자발적 예방적 차원의 운동”이라며 “병무청과 교육인적자원부도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취지를 담은 서약서에 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