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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5주년]언제 어디서나… 유비쿼터스 시대 ‘접속’

입력 | 2005-03-31 15:24:00


회사원 송아미(29·여) 씨는 지하철을 탈 때 버스카드 대신 휴대전화를 대고 개찰구를 통과한다. 휴대전화에는 지하철 요금이 계산되는 칩이 들어 있다.

송 씨는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월급이 입금됐는지 확인하면 곧바로 어머니 계좌로 용돈을 보낸다. 휴대전화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서비스에 가입했기 때문에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돈을 송금할 수 있다.

송 씨가 보고 있는 잡지에는 올여름에 유행할 선글라스가 바코드와 함께 소개됐다. 카메라폰을 바코드에 갖다 댔더니 선글라스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함께 세일 정보도 떴다.

송 씨는 휴대전화로 주식 시세 조회를 하다가 그 자리에서 주식을 매입하거나 매도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메신저 기능을 이용해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와 문자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재미난 일 중의 하나다.

또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휴대전화 진동 자극서비스로 목과 등을 안마한다. 잠을 못 이루는 밤이면 휴대전화 수면도우미 서비스를 통해 잠을 잘 오게 하는 음악을 듣는다.

언제 어디서 어떤 단말기로라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통신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KT SK텔레콤 삼성SDS KTF 등 정보기술(IT) 회사들은 이런 통신 환경을 앞당기고 있다. IT 회사들이 내놓은 서비스에 가입해 일상에서 편익을 즐기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 조성=유비쿼터스 통신은 종전의 유선, 무선, 인터넷, 방송 등 목적별로 다양하게 분리된 네트워크 서비스 단말기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또 통신의 기반이 되는 각종 네트워크와 인터넷망의 용량 확대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KT는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통신환경인 휴대인터넷 사업에 착수했으며 음성과 데이터의 통합, 유무선 통합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끝냈다. KT는 최근 시범 서비스를 통해 다채널 방송, 영상전화와 휴대전화의 연동, 인터넷 교육과 의료 서비스, 무선 제어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이런 통신망을 운영하거나 서비스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첨단 통합기술이 나와야 한다. 삼성SDS는 유비쿼터스 통신 환경에 들어가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무궁무진한 서비스=유비쿼터스 통신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이동통신과 결합된 서비스는 1만 가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회사들은 언제 어디서나 연결이 가능한 통신 인프라를 갖고 있어 이런 서비스의 주축으로 부상했다.

SK텔레콤은 자동차 통신 금융 방송 물류 분야와 결합된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TU미디어는 올해 1월 휴대전화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를 선보여 ‘내 손 안의 TV’ 시대를 열었다.

SK텔레콤은 또 원하는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를 휴대전화로 안내받을 수 있는 네이트드라이브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집안의 가전기기를 휴대전화로 제어하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도 선보였다.

KTF는 음악 게임 영상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통신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MSN메신저 유선 서비스를 이동통신에서도 활용하는 모바일 서비스와 사진 동영상 문자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고받는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 바코드와 카메라폰을 활용해 콘텐츠에 바로 접속하는 서비스 등을 내놓았다.

KTF는 삼성SDS와 공동으로 ‘TV-Mobile’이라는 신규 서비스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문자메시지나 이미지를 집안에 있는 TV로 전송할 수 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이용경 KT 사장 “텔레매틱스 사업에 전력”▼

“KT가 세계 초일류 통신기업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부정을 통해 혁신과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올해로 민영화 3년째를 맞이한 KT 이용경(사진) 사장은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변화와 도전’을 강조한다.

정부의 보호를 받으며 ‘온실’ 속에서 커 온 거대기업이 민영화와 통신 환경의 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 2년간 투명 경영시스템, 고객중심 업무처리 전환 등 민영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신사업 진출 등 본격적인 수익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T가 지난해 8월 ‘미래전략 2010’을 발표하면서 ‘U―KT(Ubiquitous KT)’ 전략을 세우고 매출 목표를 17조 원으로 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U-KT는 앞으로 정보통신 시장이 본격적인 유비쿼터스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차세대 이동통신, 홈네트워크, 미디어, IT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등 5대 신성장사업에 집중 투자를 하겠다는 것.

이 사장은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자동차와 통신기술이 결합한 텔레매틱스 등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이동통신 기술 수출 역점”▼

“올해는 그동안 추진해 온 신 성장동력사업과 해외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원년(元年)이 될 것입니다.”

SK텔레콤 김신배(사진) 사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점유율 경쟁보다는 위성방송 등 국내 신규 시장 참여와 적극적인 해외 진출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휴대전화 이용인구는 3700만 명. 전체 인구가 4800만 명임을 감안하면 10명 가운데 8명가량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SK텔레콤이 새로운 시장 개척에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사장은 구체적으로 광대역 부호분할다중접속(WCDMA)방식과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에 진출해 올해 80만 명의 신규 가입자 유치 계획을 내놓았다.

또 휴대전화 시장이 태동하고 있는 베트남과 몽골에 경영합작 형태로 이동통신 기술을 수출하고 미국 이동통신사와의 업무 제휴 등을 통해 해외부문 매출을 2억 달러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그는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등 파트너 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해졌다”면서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를 내세워 콘텐츠 업체와의 세계 시장 동반 진출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인 삼성SDS 사장 “디지털저작권 집중 투자”▼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기술은 정보 콘텐츠의 폭발적인 증가 등 엄청난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기업에는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생기는 셈입니다.”

국내 1위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 김인(사진) 사장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상호 연결성 및 연관성이 심화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넷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고객의 사업 및 기술적인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정보기술(IT) 지식사업이 유망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따라 김 사장은 2010년까지 19조 원으로 예상됐던 IT서비스 시장 규모가 35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S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부터 2007년까지 3년간 기초체력을 다지고 이후 3년간을 본격적인 도약기로 정한 것.

김 사장은 “2007년까지는 기술 개발 등 기본 역량을 강화하고 2008년부터 신규사업, 해외사업 등에 본격 진출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면서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무단 사용을 막을 수 있는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