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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서울대 공동 ‘권장도서 100권’ 매일 소개

입력 | 2005-03-31 19:12:00

이태수 서울대 대학원장이 ‘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을 선정하게 된 배경과 의미 그리고 올바른 독서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동아일보는 창간 85주년을 맞아 서울대와 공동으로 최근 이 대학이 선정한 ‘대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권’을 소개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1일부터 매일 한 권씩 100회에 걸쳐 소개하게 될 이 ‘독서기행’ 시리즈는 대학생은 물론 고교생과 일반인에게 책을 가까이하고, 또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는 것입니다. 이 코너는 해당 분야의 서울대 교수 80여 명이 그 책을 선정하게 된 이유, 책의 내용, 재미있게 책을 읽는 방법 등을 중심으로 집필합니다. 서울대가 왜 권장도서 100권을 선정하게 됐는지,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는지 등을 소개합니다.》

서울대가 2월 권장도서 100권을 선정, 발표한 것은 1993년 ‘동서고전 200권’을 발표한 지 12년 만의 일이다. 기존의 선정 도서들이 너무 어렵고 국내 번역서가 취약해 교양 수준의 도서로는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는 지난해 10월 이태수(李泰秀) 대학원장을 위원장으로 한 18명의 도서선정위원회를 구성해 동서양 고전과 문학, 과학 등 5개 분야를 중심으로 5개월간의 작업 끝에 최종 목록을 선정했다.

정운찬(鄭雲燦) 총장은 “이번 선정도서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양한 분야의 기초교양을 쌓아 종합적인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급변하는 시대흐름 속에서 학생들이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려면 스스로 탐구하며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게 정 총장의 설명이다.

위원회는 도서 선정 시 현대 교양인이면 꼭 알아야 하고, 현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며,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내 서적이 있고, 그 책에 대해 질의응답할 수 있는 국내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는 등 4가지 원칙을 적용했다.

여정성(余禎星·교무부처장) 상임위원은 “일반인이 보다 쉽게 책을 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보다 폭넓은 교양을 갖추도록 하는 데 이 같은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원칙을 적용하다 보니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이나 원효의 ‘금강삼매경론’, 단테의 ‘신곡’처럼 필요하지만 읽기 어려운 책들은 최종목록에서 제외시켰다.

선정위원들은 이번 권장도서 선정에 대해 시대적,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이태수 도서선정위원장은 “한 나라 또는 한 문명이 제시하는 권장도서는 그들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우리가 동서양의 다양한 책들을 목록에 포함시킨 것은 현재 우리 문화가 그만큼 다양성을 포용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서양 고전들이 뿌리를 내린 몇몇 일부 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권장도서를 쉽게 내놓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며 “이번 도서선정을 계기로 일제강점 등으로 단절된 우리 문화의 현주소와 정체성 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전이 동서 문명권을 넘나들며 읽힐 수 있는 것은 인류보편적인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이라며 “고전은 한 문명을 대변하며 역사와 함께 한다는 대표성이 있으면서도 시대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보에 게재되는 독서기행은 독자들이 이 책들에 가장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선정위원들은 말했다.

이 위원장은 “독자들이 선정도서의 원전을 씨름하며 읽을 때 도서 선정 작업의 진정한 의미가 발현될 것”이라며 “일주일에 몇 페이지씩 읽겠다는 식의 독서계획을 세우지 말고 저자와 대화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인생의 친구로 삼는 자세를 가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 목록▼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