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4월 초 ‘꽃 축제’를 기획했다가 최근의 저온현상으로 개나리와 벚꽃 등이 피질 않자 고육책으로 공무원과 살수차를 동원해 개나리와 벚나무에 영양제를 섞은 물을 뿌리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몇 년 전 경남의 한 지자체가 벚꽃이 늦게 피는 바람에 축제기간을 맞추기 위해 벚꽃나무에 비닐을 씌우고 나무 그루터기에 불을 지피는 등 법석을 떨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한 적이 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행사 위주 전시행태가 조금도 변하질 않은 것 같아 씁쓸하다. 식물의 생장을 인위적으로 조작해가며 지역축제에 열을 올려야 하는지, 또 그렇게 개최한 축제가 과연 무슨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꽃에 영양제를 탄 물을 살수하거나 비닐을 씌우는 등의 추태보다는 자연의 섭리에 맞게 축제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정상현 회사원·서울 종로구 내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