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는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
일본 후소샤(扶桑社) 출판사는 이번 공민(사회)교과서 검정 합격본 앞부분에 독도 전경 사진을 싣고 이렇게 설명했다. 당초 검정 신청본에는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다케시마”라고 설명돼 있었으나 검정 결과 더욱 개악됐다. 후소샤 출판사는 2001년판 교과서에 독도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으나 이번 합격본에는 사진까지 실었다.
이 교과서는 2001년판 본문에서 독도에 대해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했으나 이번에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우리 고유의 영토”라며 독도 영유권 주장을 더욱 강화했다.
특히 이 같은 검정 결과에 따라 독도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던 다른 공민, 지리 교과서 출판사들도 4월 초순까지 문부성에 자발적으로 정정 신청을 내, 독도에 대해 ‘일본의 고유 영토’ ‘한국이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넣을 것으로 알려져 문제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후소샤 공민교과서 검정 합격본은 헌법개정과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주장하는 등 우익세력의 논리를 상당 부분 대변하고 있다. 이 교과서는 13장에 자위대 사진을 게재하고 “자위대는 자국국방을 위해 불가결한 존재다. 일본 헌법에서 위치가 불명료하다면 헌법 자체를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있다”고 평화헌법 개헌론을 옹호했다.
또 자위대의 ‘국제공헌’과 관련해 “우리나라에도 상응하는 군사적인 공헌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걸프전 이후의 해외파견 실적을 거론하며 자위대 파병을 긍정적으로 기술했다. 일왕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정신적 중심으로서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오사카서적과 도쿄서적도 ‘공민교과서’에서 각각 “다케시마는 한국도 그 영유를 주장하고 있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2001년판에 없던 독도 관련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한편 6개 지리과 교과서 중 일본서적신사의 교과서는 “일본과 한국 간에는 일본해의 다케시마를 둘러싼 문제가 있다”고 기술했다. 이 교과서는 2001년판 본문 지도에는 독도 인근 해역을 ‘잠정어업수역’으로 표시했으나 이번 합격본에는 ‘일본 영해’로 명시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