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고요한
푸른 물안개 피는 방죽
은비늘 옷을 입은 물고기
튀어 올라 눈 뜨는 순간
백로 한 마리 하늘로 업고
바람길 따라 내려오는 마을
참 황홀한 경배
그렇게 천 년
그렇게 만 년
-시집 '얼음두꺼비의 노래'(푸른사상)중에서》
물안개 피는 방죽에 천년만년 살아오던 물고기와 방개와 개구리와 두꺼비와 물잠자리들의 보금자리를 불도저로 밀어버리려 하자 양심적인 사람들이 나섰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새는 하늘에서 살고, 사람은 땅에서 살고, 모두 다 함께 살고지고. 이것이 순리라네. 물고기 사는 곳에도 사람이 살고, 새가 사는 곳에도 사람이 살고, 두꺼비 사는 곳에도 사람이 살면 모두가 죽는 것이라네.’ 공생의 노래를 부르며 원흥이 방죽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이 시집은 인간과 자연 생물의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눈 맑은 한 시인의 노래다.
시인 반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