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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맥주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하이트, 진로인수 핵심이슈로

입력 | 2005-04-08 18:29:00


진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8일 진로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이트맥주는 “앞으로 4주 이내에 정밀 실사(實査)를 끝낼 계획”이라며 “기업결합 사전심사 청구서는 다음 주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결합에 대한 심사청구가 들어오면 30일 이내에 심사 결과를 발표하되 90일까지 심사 기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어 결론을 내리는 데 길게는 4개월이 걸릴 수 있다.

▽‘소주-맥주,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가 첫 관문=‘국내 소비자들은 소주와 맥주를 함께 마시는 사례가 많은가?(보완재), 아니면 소주를 마시면 맥주는 마시지 않을까?(대체재)’

술 종류별 시장 규모(단위:원)구분시장 규모맥주3조1528억 소주2조 680억 위스키3904억 과실주958억청주966억 약주2240억 탁주1449억 브랜디(코냑 등)9억 일반증류주(안동소주 증)246억 리큐르(매취순 등)543억 총합6조2524억 주세 자료를 이용해 시장 규모 추정. 위스키 시장은 수입물량 빠진 것. 자료: 국세청

소주와 맥주의 관계를 대체재로 봐야 할지, 보완재로 봐야 할지가 진로 매각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재는 가격 상승 등의 이유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쇠고기와 돼지고기, 녹차와 커피 같은 것이 대체재다. 반면 보완재는 함께 사용할 경우 더 큰 만족을 주는 것으로 커피와 설탕이 대표적이다.

공정위는 소주와 맥주가 경쟁관계에 있는 대체재로 판단되면 맥주시장과 소주시장을 분리해서 하이트맥주의 독과점 여부를 판단한다. 반면 보완재라면 맥주와 소주시장을 합쳐서 1개 시장으로 판단한다. 하이트는 공정위가 맥주와 소주를 대체재로 보면 유리해지고 보완재로 판단하면 불리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장지배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소주와 맥주시장 간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시장 범위를 설정한 뒤 시장지배력에 따른 소비자 피해 여부, 시장개방에 따른 대외경쟁력 등을 고려해 독과점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주장은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우선협상대상자인 하이트 컨소시엄에 이어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두산 CJ 대한전선 컨소시엄은 맥주와 소주시장을 함께 묶어 독과점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형 맥주회사가 소주시장까지 장악하면 독과점 폐해가 생겨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하이트맥주는 “소주와 맥주는 엄연히 다른 시장”이라며 “진로 인수에 따른 시장지배력 확대는 우려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