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상장기업 가운데 하나인 제일은행의 주식이 상장 폐지된다.
제일은행은 임시 주주총회를 15일 열어 주식 상장 폐지에 관한 안건을 승인받기로 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뉴브리지캐피탈과 정부로부터 주식 전량(11억7152만5840주)을 인수하는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의 뜻에 따른 것이어서 상장 폐지가 확실시된다.
SCB는 런던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어 굳이 한국 증시에서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은행은 소액주주가 없고 주식 거래도 1999년 6월 25일부터 정지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 없는 상태.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1956년 3월 3일 증시에 첫 상장된 12개 종목 가운데 하나가 또 역사 속으로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이로써 상장을 유지하는 국내 최초 상장기업은 경방,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등 3개로 줄어들게 됐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이날 SCB가 은행법상 동일인 주식보유한도(10%)를 초과해 제일은행 주식을 살 수 있도록 승인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