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은 내 짝은 장난꾸러기∼하지만 나는 좋아요….”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구 일산3동 ‘꽃을 닮은 아이들’ 동요교실에서는 어린이 대신 공주대 체육교육과 박찬홍(朴贊弘·65·사진) 교수가 부르는 동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박 교수는 금요일이면 동요교실을 찾아 3개월째 피아노 반주와 동요를 배우고 있다. 정년퇴임하면 양로원과 노인복지관을 찾아다니며 노인들에게 동요를 가르치는 것으로 여생을 보내기 위해서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해 환갑 때는 잔치 대신 충남 공주시의 문화예술회관에서 독창 무대를 열었던 그는 지난해 암 투병을 시작하면서 삶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평생 젊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격한 운동을 즐겼고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 여겼죠. 그런데 암이 발병하자 한없이 나약한 나를 보게 됐죠.”
지금도 투병 중인 박 교수는 지난해 말 우연히 노인복지관에서 동요를 배우며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가 있는 노인들의 표정을 보고 “‘아, 내가 할 일이 이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 공주 일대의 양로원을 찾아가 노래봉사 활동을 한 것도 그를 ‘할아버지 동요 전도사’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기가 됐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