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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 네트워크]그림그리기-야구등 자원봉사 새바람

입력 | 2005-04-10 18:41:00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1동 동명아동복지센터에서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사랑을 그리는 모임’ 회원들. 최근 들어 자신의 취미도 즐기고 봉사도 겸하는, 즐겁고 신나는 자원봉사가 늘고 있다. 안철민 기자


10일 오후 1시경 서울 관악구 봉천1동 동명아동복지센터. 뽀얀 목련이 복지센터 골목길을 환하게 비춘 이날, 어른 10여 명이 열심히 복지센터 실내운동장의 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선인장 그림 마무리하세요. 저는 우주정거장 끝낼게요.”

“그림 실력 많이 는 것 같은데.”

먼발치에서 구경하던 최모(9) 양이 “우리 운동장이 동화 속 나라처럼 밝아졌다”고 좋아했다.

그림동호회 ‘사랑을 그리는 모임(사그모)’의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 동아일보사와 서울복지재단이 공동 기획한 ‘행복 나눔 네트워크’ 캠페인의 일환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자원봉사가 아니라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신나게 그림 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이처럼 자원봉사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인복지 시설을 찾아가 엄숙하게 일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자원봉사가 아니라 자신의 취미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봉사도 하는 즐겁고 신나는 자원봉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사그모는 2001년부터 경기 김포시 석암재활원, 경기 부천시 춘의사회복지관 등 30여 곳에 벽화와 실내 그림을 그려 왔다.

야구동호회 ‘불펜스’는 지난달부터 매월 1회 신체장애 청소년들과 야구놀이를 하면서 봉사까지 겸하는 일을 시작했다. 고려대 MBA마라톤동호회는 다음 달부터 마라톤 모임에 장애아들을 참가시켜 함께 걷고 함께 달릴 계획이다.

사그모의 이동용(李東鏞·27) 회장의 말.

“사실 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 집을 찾아가 봉사할 경우 사정이 생겨 중간에 그만두려면 상당히 부담스럽죠. 그래서 섣불리 봉사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림을 그리면서 이곳저곳 옮겨 다니니까 그런 부담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들 그림 실력 키우는 것이니 어찌 보면 봉사도 아니죠.”

자원봉사를 취미활동과 일상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서울복지재단 박미석(朴美碩) 대표는 “동호회의 장점을 살린 즐겁고 신나는 자원봉사는 동호회의 결속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의 소외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자원봉사 문화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의 서울복지재단 02-738-3181, nanum@welfare.seoul.kr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