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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석씨 작년12월에 鑛振公에도 투자제의

입력 | 2005-04-11 03:12:00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을 러시아 사할린 유전사업에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허문석(許文錫·71·한국크루드오일 대표) 씨가 지난해 12월 경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에 찾아가 북한 예성강 모래채취사업 투자를 제의했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허 씨는 정치권 인사들과 친분을 맺어 온 사람인 데다 당시는 철도청의 사할린 유전사업이 실패(2004년 11월 15일 계약 파기)한 직후여서 허 씨가 다시 공공기관에 대형 투자사업을 제안한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허 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광진공을 방문해 박양수(朴洋洙) 사장에게 “북한 예성강에서 모래를 채취할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광진공이 모래를 운반해 와서 판매해 이익을 절반씩 나누자”고 제안했다.

허 씨는 이어 박 사장의 소개로 광진공 북한협력단장 등을 면담했으나 광진공은 사업 참여를 거절했다.

박 사장은 10일 본보 기자와 만나 “허 씨가 사업계획서도 없이 지도만 한 장 달랑 들고 온 데다 모래채취사업 전체 가운데 광진공은 운반만 맡으라고 제안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허 씨를 잘 아는 지인은 본보 기자에게 “당시 한 여권 인사가 허 씨를 광진공에 소개한 것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사장은 “여권 인사가 소개했다면 내가 부하 직원 사무실로 그를 보냈겠느냐”며 “정치권으로부터 허 씨를 소개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여권 인사는 본보와의 인터뷰를 거절했다.

허 씨는 이에 앞서 철도청과도 예성강 모래채취사업 투자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감사원은 11일 허 씨를 불러 철도청에 유전투자 사업을 설명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는 것을 끝으로 사실상 특별감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이번 주 중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철도청이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무리하게 유전투자사업을 추진해 국고 손실을 초래한 책임을 물어 관계자들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감사자료 일체를 검찰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