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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油田의혹 공방]러 유전개발사 옐친 前사위가 헐값 인수

입력 | 2005-04-11 18:33:00


철도청이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업체인 페트로사흐를 인수하려다 포기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국내 기업 간의 기업 인수합병(M&A) 경쟁에 이용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철도청이 계약 해지를 통고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석유회사인 우랄스에너지가 페트로사흐를 ‘헐값’에 인수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우랄스에너지는 당시 페트로사흐의 지주회사인 알파에코사로부터 페트로사흐의 지분 95%를 사들였다. 러시아 에너지업계에서는 우랄스에너지가 페트로사흐의 기업 가치를 5500만∼6000만 달러로 평가해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철도청이 6200만 달러에 인수하려던 것에 비해 최고 700만 달러 싼 가격으로 이 차액은 철도청이 알파에코사 측에 계약금으로 지급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620만 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이와 관련해 인테르팍스 통신은 “철도청의 계약 파기로 페트로사흐의 시장 매각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며 “떨어진 가격에 페트로사흐를 제3자에게 팔아야 했던 알파에코로서는 손실보전을 위해 철도청에 계약금을 반환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알파에코는 우랄스에너지에 낮은 가격으로 페트로사흐를 팔았지만 철도청 ‘덕분’에 전혀 손해를 보지 않았고 우랄스에너지 역시 인수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페트로사흐를 인수한 우랄스에너지의 레오니트 디야첸코 회장은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전 사위. 옐친 전 대통령의 둘째 딸로 아버지의 홍보(이미지 메이킹) 담당 보좌관을 지냈던 타티야나 디야첸코의 전 남편이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