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4시25분경 충남 공주시 정안면 광정리 H고등학교 앞 도로에 세워진 소나타Ⅱ 승용차에서 불이 나 이 학교 3년 이모(18) 군의 아버지 이모(47·자영업·경기 수원시) 씨와 어머니(44)가 딸(15)과 함께 불에 타 숨졌다.
목격자 박모(64) 씨는 "학교 매점에 청소하러 가는데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승용차 안에서는 휴대용 부탄가스 15개가 발견됐다.
이 씨 부부의 아들 이 군은 이날 오전 8시경 현장에 나타나 "최근 내가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고 학교측에서 휴학할 것을 권유했고, 가족들이 어제 오후 9시 학교로 찾아와 나를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 군은 "차 안에서 아버지가 휘발유를 뿌리며 '이럴 바에 함께 죽자'고 했고, 나는 문을 열고 산으로 달아났다가 지금 돌아온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중학교 시절 우수학생이었던 이 군은 이 학교에 진학한 뒤 성적이 나빠지면서 친구들과 불화를 빚고 정신분열 증세를 보여왔으며 얼마 전에는 다른 학생들의 학부모 15명이 집단으로 학교를 찾아와 "이 군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고 학교측에 항의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군의 부모는 이 군을 데리고 나가 2주 가량 정신과 치료를 받았지만 휴학을 하고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아보라는 학교 측의 권유를 뿌리친 채 학교 안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며 이 군을 다시 학교로 보냈다.
학교 측은 이 군이 다른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교사에게도 길을 가로막고 "통행세를 내라. 통행세는 목숨이다"라고 하는 등 이상증세를 보여 학생과 교사 모두 불안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다른 친구들이 지능적인 방법으로 이 군을 괴롭히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