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2일 국무회의를 열어 ‘연세대학교 김대중(金大中)도서관’이 추진하는 김 전 대통령 기념사업비 124억 원 중 48%에 해당하는 60억 원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의 관련 규정에 따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올해 20억 원, 내년 25억 원, 2007년 15억 원 등 3년에 걸쳐 60억 원을 지원한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자체적으로 마련할 64억 원 등 총 124억 원을 들여 올해부터 2009년까지 △김 전 대통령에 관한 국내외 사료 수집 및 출판 △전시실 및 특수자료 보존시설 설치 △6·15 남북 공동선언 기념 국제학술회의 개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반면 정부는 이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과 관련해 사단법인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에 지원한 208억 원중 아직 현금으로 남아있는 170억 원을 회수하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1999년 7월 시작한 기념사업의 만료 시한을 지난해 10월까지 1년 8개월이나 연장했는데도 사업 추진이 부진한 데다 당초 모금하기로 한 국민성금 역시 목표액 500억 원에 크게 미달한 103억 원에 불과해 국고보조금의 교부 결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앞서 기념사업회 측이 지난해 11월 기념관 건립 장소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경북 구미시로 옮기고 사업 규모도 당초의 709억 원에서 215억 원으로 줄이는 내용의 사업 변경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승인을 거부했다.
유양수(柳陽洙)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장은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발의해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한 사업”이라며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데도 정부가 이를 거부하고 이미 지원된 돈까지 회수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