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할린 유전사업 투자를 철도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허문석(71·사진) 한국크루드오일(KCO) 대표는 12일 유전사업은 철도청이 주도했으며 자신은 선의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원이 부르면 언제든지 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허 씨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한 호텔에서 본보 공훈영(孔勳泳·53)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독자센터 사장과 2시간 30여 분간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공 사장이 전한 일문일답.
―KCO의 지분을 5%밖에 안 갖고 있는 당신이 대표가 된 이유는….
“사업을 추진해 온 부동산개발회사 전대월 사장과 쿡에너지 권광진(權光鎭) 대표가 부도나자 철도청이 그들의 지분을 강탈했다. 이후 내가 대표가 됐는데 나는 대표가 돼 있는 줄도 몰랐다. 나의 실제 지분도 5%에서 0.01%로 줄었다.”
―전 사장과 왕영용 당시 철도청 사업개발본부장 등은 당신이 이 사업에 이광재 의원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데….
“내가 이 의원의 이름을 팔아서 뭐하겠느냐. 이 의원과는 5, 6년 전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져서 무슨 연구소를 했는데, 그때 고교 동기인 이기명 씨의 소개로 만났다. 그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유전사업과 관련한 데이터도 많이 줬다.”
―철도청이 러시아 유전회사와의 계약을 파기한 지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대한광업진흥공사를 찾아가 북한 예성강 모래 채취사업을 제안한 이유는….
“그때는 혼자 갔다. 그러나 그 몇 개월 전에 이기명 씨와 함께 광진공의 박양수(朴洋洙) 사장을 찾아갔다. 박 사장이 북한과의 사업을 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이기명 씨는 내가 감사원에서 조사를 받은 뒤 인도네시아로 오기 전에도 한번 만났다.”
정리=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