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그라운드가 ‘폭죽 난동’으로 얼룩졌다.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스타디움에서 열린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 밀란-인터 밀란의 8강 2차전.
AC 밀란이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후반 28분 관중이 던진 폭죽이 AC 밀란의 브라질 대표 출신 골키퍼 디다의 왼쪽 어깨에 맞아 경기가 중단됐다. 독일 출신 마르쿠스 머크 주심은 20분 뒤 경기를 재개했으나 그라운드에 폭죽과 플라스틱 병이 계속 날아들자 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UEFA는 회의를 열어 AC 밀란의 승리를 인정했고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AC 밀란은 4강에 올랐다.
난동은 후반 26분 인터 밀란의 에스테반 캄비아소가 헤딩골을 넣고도 동료 선수가 AC 밀란 골키퍼에게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인터 밀란 극성팬들이 불붙은 폭죽을 그라운드에 던져 넣으면서 일어났다.
AC 밀란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10년간 밀라노에서 경기를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고 인터 밀란의 수비수인 이반 코로도바는 “골이 취소된 게 팬들의 화를 폭발시켰지만 그렇다고 위험한 폭죽을 던지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UEFA는 조만간 이번 경기에 대한 공식 결정을 내리고 인터 밀란 구단을 중징계할 것으로 보인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관중 난동으로 중단된 것은 지난해 9월 AS 로마(이탈리아)와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의 경기 도중 관중이 안데르스 프리스크 주심에게 물건을 던진 심판 테러 사태 이후 두 번째. 당시 AS 로마 구단은 홈 2경기를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 징계를 받았다.
한편 독일 뮌헨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잉글랜드)-바이에른 뮌헨(독일)의 8강 2차전에서는 첼시가 2-3으로 패했으나 1차전에서 4-2로 승리한 덕분에 골득실 합계에서 6-5로 앞서 4강 진출권을 따냈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2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아 벤치를 비운 첼시는 전반 30분 프랑크 람파드가 25m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바이에른 뮌헨은 1-2로 뒤진 후반 45분 파올로 게레로가 동점골, 인저리타임 때 메메트 숄이 역전골을 뽑아냈으나 1차전 2-4 패배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