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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청률의 힘?…봄개편 앞두고 '퀴즈쇼…' '…오아시스' 등 종영

입력 | 2005-04-13 18:09:00

이문세의 오아시스


KBS MBC SBS 방송 3사가 봄 개편을 맞아 프로그램 대수술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신설된 지 두 달밖에 안 되는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폐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봄 개편을 앞두고 있는 SBS는 ‘낭만 콘서트’(토 오전 11시)와 ‘퀴즈쇼 최강남녀’(토 오후 5시)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5일 처음 방송한 ‘퀴즈쇼 최강남녀’는 한달 반 만에 막을 내리는 것이다.

23일 봄 개편 예정인 MBC도 상황은 마찬가지. 2월 18일 ‘정통 토크쇼’를 지향하며 첫 방송을 탄 ‘이문세의 오아시스’(금 밤 11시 10분)는 단 7회 만인 4월 1일 막을 내렸다. 고교동창들이 출연해 함께 퀴즈를 푸는 ‘퀴즈의 힘’(토 오후 6시 5분)도 1월 29일 첫 방송 후 석 달도 안 돼 폐지된다.

다음 달 2일 개편 예정인 KBS는 아직 폐지할 프로그램을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은 폐지하거나 시간대를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지되는 프로그램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프로그램 폐지 결정에 대한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 ‘김동완’ 씨는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프로그램을 조기 종영하는 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조기 종영의 근본적 원인은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BS ‘퀴즈쇼 최강남녀’의 경우 평균 가구 시청률이 4.6%(TNS미디어 코리아 조사)로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MBC ‘행복주식회사’나 KBS2 ‘쇼 파워 비디오’ 등과의 경쟁에서 뒤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BS 김혁 예능국장은 “프로그램은 기획 의도가 좋아도 사실상 시청률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우선 편성국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MBC도 마찬가지. 평균 시청률이 5.2%인 ‘이문세의 오아시스’나 5.7%인 ‘퀴즈의 힘’도 시청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MBC 김영희 예능국장은 “방송사 차원에서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해당 프로그램의 부진을 씻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황인성 교수는 “정규 편성 전 충분한 준비 없이 새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바람에 조기 종영 사태가 빚어진다”며 “파일럿 프로그램(정규 편성 전에 시험적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청자 반응을 미리 살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