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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士 여가 엿보기]윤명운 피벗포인트 회장

입력 | 2005-04-14 15:42:00

자전거 산행에 나선 윤명운 회장. 자전거, 사람, 산이 어우러진 산행에서 그는 인생의 교훈을 얻는다고 말한다. 사진 제공 피벗포인트㈜


‘아셈 타워’ 등 첨단 빌딩의 임대와 통역, 시장조사, 통신, 법률 서비스 등 고급 비즈니스 기능을 제공하는 피벗포인트㈜ 윤명운(52) 회장은 주말이 다가오면 일기예보에 촉각을 세운다. 2년째 즐기고 있는 산악자전거 때문이다.

자전거 하나로 산을 오르내리는 산악자전거는 맑은 날씨가 필수적이다. 가뜩이나 장애물이 많은 산에 비가 오면 더욱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진다.

산악자전거에 대한 그의 예찬은 끝이 없다. 우선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관리는 물론, 잡념을 없애고 인내심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게다가 여럿이 함께 즐기면서 협동심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까지 배울 수 있다.

지난 토요일 그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산악자전거를 타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면산에 모였다. 고급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해 세계 굴지의 기업들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의 대표답게 함께 어울린 사람들은 대부분 입주사 고객들이다.

처음하는 운동에 긴장한 이에게 윤 회장은 간단한 설명과 요령을 이야기한다. 처음 산악자전거를 타면 울퉁불퉁한 지면과 익숙하지 않은 핸들 조작 때문에 전신이 심하게 아프다는 말에 사람들은 겁을 먹는다. 하지만 윤 회장은 사람들에게 헬밋과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와 장갑 등의 장비를 잘 갖추면 큰 부상 없이 즐겁게 탈 수 있다고 독려한다. 몸에 생기는 작은 상처는 자연에서 얻는 역동적인 기쁨에 금방 잊혀질 것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산악자전거는 우선 장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잘 닦여진 길 위에서 타는 것이 아니라 돌과 바위가 있고, 미끄러운 곳이나 또는 물구덩이 위를 지나가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필수다. 윤 회장도 초기에 장비를 갖추지 않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산악자전거를 탈 때면 등에 달라붙는 작은 배낭에 간단한 수리공구와 구급약, 초콜릿 같은 비상식량, 비올 때를 대비한 얇은 잠바 등을 넣어 간다.

좋은 무기를 지닌 장수가 싸움도 잘한다. 그가 몇 번이고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면서 하는 말이다. 그 다음으로는 자전거를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오르막을 오르는 ‘업힐’뿐 아니라 내리막을 내려오는 ‘다운힐’ 모두 브레이크와 기어, 손가락과 페달을 밟는 순간이 조화로워야 한다. 이 과정은 혼자서 익히기 어렵기 때문에 윤 회장은 5회 정도 전문가에게 기초를 배웠다. 기초가 튼튼해야 더욱 안전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은 덕분에 이제 그는 산악자전거에 관한 한 거의 전문가급이 됐다. 서울 인근의 가까운 산을 주로 타지만 1년에 한 번 정도는 서울에서 한계령까지 투어를 하기도 한다. 이는 1년 단위로 스스로를 단련하는 그만의 의식이다. 올해는 좀 더 난이도가 높은 미시령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산을 타는 것이 우리가 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자전거로 산을 넘다 보면 평탄한 길도 있고, 거칠고 힘든 길도 있다. 그리고 이들 장애물을 피하려고 핸들을 꺾으면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지만 겁내지 않고 넘어서면 또 다른 길로 진행할 수 있는 순간이 온다. 또한 길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게 마련이다. 삶과 경영의 원리와 다를 게 없다.

이번 주말에도 그는 어김없이 가방 하나 둘러메고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로 산에 오를 것이다. 약동하는 봄기운에 취한 산이 이번에는 과연 그에게 무엇을 줄까 궁금해진다.

홍종희 ㈜웰버앤컴퍼니대표 lizhong@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