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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北인권결의안 채택… 한국 또 얼굴 붉혀야 할 때 침묵

입력 | 2005-04-15 00:13:00


정부는 14일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실시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표결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기권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혁(崔革)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이날 오후 11시경(한국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1차 유엔인권위에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공동으로 주도한 ‘북한인권상황’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에 앞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한 뒤 기권했다.

결의안은 유엔인권위 53개국 중 찬성 30, 반대 9, 기권 14표로 통과됐다.

최 대사는 공식 발언을 통해 “지난 1년간 북한의 인권 상황에 큰 진전이 없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정부는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질서를 구축하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권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유엔인권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때는 기권한 뒤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발언을 했다.

올해 결의안은 북한에 대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의 즉각 중단 △국제사회에 대한 인권 상황 관련 정보제공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활동 보장 △일본인 피랍자의 즉각 귀환 보장을 촉구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유엔총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요구했다.

정부의 기권에 대해 윤여상(尹汝常)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해 ‘쓴소리를 하고 얼굴을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해놓고 왜 인권문제는 외면하기만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인권위원장인 서경석(徐京錫) 목사도 “국제사회에서 한국 정부는 동족의 참상을 외면하는 비인권적인 정부로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김차수 기자 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