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박모(34) 씨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상담직원과 싸울 뻔했다.
광고 전단에는 ‘대출금리 최저 연 4.75%’라고 쓰여 있었지만 직원은 이것저것 물은 뒤 “연 5.3%로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량고객이 아닌 데다 은행이 근저당권 설정비와 인지대 등을 부담하기 때문에 할인 혜택이 없다는 것.
국민 우리 하나 신한 한국씨티 등 5대 시중은행이 제시하는 담보대출 최저금리는 14일 현재 연 4.75∼5.07%.
그러나 본보가 조사한 결과 실제 담보대출 때 적용되는 금리는 대부분 연 5%대 중반이며 최고 6%대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많으면 0.6∼1.25%포인트의 ‘차등금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실제 적용 금리는?=연봉 4000만 원인 30대 직장인이 서울 강북의 35평형 아파트를 사기 위해 5대 시중은행에서 1억 원을 담보대출 받을 경우 최고금리는 연 5.47∼6.2%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금리가 4.95%인 E은행은 우량고객이라도 이 금리를 초기 6개월만 적용한다. 6개월 이후 대출금리는 최고 연 6.2%까지 높아질 수 있다. 대출금액이 1억 원이면 연간 최고 125만 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
소득이 없어도 불이익을 받는다. 일부 은행은 소득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0.2∼0.25%포인트 금리를 가산한다. 최저금리도 30대 직장인보다 0.2%포인트 높다.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차등금리=대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금리나 은행 자체 내부 고시금리인 기본금리에 차등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차등금리는 은행에서 고객별로 대출 기간, 근저당권 설정비 등 부가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예컨대 ‘소득자료 미제출 0.2%포인트 추가’, ‘설정비 은행 부담 0.1%포인트 추가’ 등이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차지완 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