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눈부신 피칭으로 입방아를 잠재웠다.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사진)가 나오면 야유부터 보냈던 텍사스 팬들이 봄날 햇볕처럼 부드러워졌다. 14일 박찬호가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호투한 덕이다.
팬뿐이 아니다. 그동안 박찬호에게 악의적이기까지 했던 지역 언론들의 태도도 180도 바뀌었다.
일간 ‘댈러스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15일 ‘이게 바로 텍사스가 투자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찬호의 경기 내용을 상세하게 전하며 그의 호투를 극찬했다. 캐슬린 오브라이언 기자는 이 기사에서 ‘박찬호의 모습은 2002년 텍사스가 5년에 6500만 달러를 주고 계약한 바로 그 투수였다. 박찬호는 블라디미르 게레로를 3타수 무안타로 잡아내는 불가능한 일을 해냈다’고 썼다.
그는 또 “오늘 박찬호의 투구 내용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한 벅 쇼월터 감독의 말도 소개했다.
집요하게 박찬호를 물고 늘어지던 ‘댈러스 모닝뉴스’도 바뀌었다. 이 신문 칼럼니스트 팀 콜린쇼는 ‘박찬호는 타자 친화적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칼럼을 실었다. 예전에 타자들에게 두들겨 맞던 박찬호가 이제 달라졌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
그는 ‘박찬호가 이 같은 활약을 계속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설렘에 가득찬 멘트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반면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애리조나 리퍼블릭’은 전날 친정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폭투로 결승점 등 4점을 내준 김병현을 ‘달라진 게 없다’고 깎아내렸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