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생들이 헤어디자인 국제 경진대회에서 유럽의 대학생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눈길을 끌고 있다.
경북 경산의 대경대(학장 이채영·李彩英) 뷰티디자인학부 헤어디자인학과 2학년인 성은주(成銀周·24·여), 이은임(李恩任·21·〃) 씨가 9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부근 스토드 국제미용학교 강당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영국, 노르웨이 등 13개국의 대학생 대표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대회에서 헤어디자인 분야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 학생들이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국제헤어디자인협회(IAHS)가 개최한 이 행사는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권위 있는 국제대회지만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전국 6개 대학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예선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한국 대표 겸 아시아 대표로 선발됐었다.
결혼식의 신부처럼 머리카락을 올리는 방식인 ‘업 스타일’ 분야에서 금상을 받은 성 씨는 “미용기술이나 화장품 분야는 유럽이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어 처음엔 실력 차이가 많이 나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며 “그러나 막상 부딪혀 보니 ‘유럽 학생들보다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이 씨는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머리 모양을 만들어내는 ‘환타지’ 분야에서 나비모양을 상상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는 1시간 반 동안 주어진 헤어스타일을 누가 가장 정확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한국 학생들의 ‘손놀림’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장인 덴마크 알보르그대학 헬레 가던 톰슨 교수는 “한국 학생들은 가위질이나 머리 손질에 필요한 손놀림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했다”며 “디자인 쪽의 창의성만 보완하면 훌륭한 헤어디자어너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이 대학 한상덕(韓相德·47·공연이벤트학과) 교수는 “선진국의 유명 미용교육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해 연습한 것이 유럽에서도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IAHS 측은 다음 대회를 2006년 5월 18일 대구에서 열기로 했다.
내년 대회에는 아시아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