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열 바이러스 에볼라의 ‘사촌’ 격인 마버그(사진)가 앙골라 북서부 지역에 퍼지기 시작해 무서운 속도로 전염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과거에도 아프리카에서 간혹 출몰하곤 했던 마버그 바이러스가 최근 앙골라 북서부 지역에서 무려 90%의 치사율을 보이며 이미 230명의 희생자를 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마버그는 혈액이나 구토물, 그리고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침 몇 방울도 치명적일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며 감염된 시체는 특히 위험하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눈이나 코, 입 또는 상처를 통해 혈액 속으로 파고든다. 몸 안에 침투하면 놀라울 정도로 빨리 증식해 감염 사흘째에 혈액 한 방울당 200마리 미만인 바이러스가 8일째가 되면 500만 마리에 이른다.
감염 환자들은 감염 5∼10일 후 두통과 고열, 통증을 느끼며 이어 설사와 구토 증상을 보인다. 감염되면 혈액 응고 장애를 겪게 되고 환자들 가운데 약 절반에게서 출혈이 일어난다. 결국 혈관에서 체액이 빠져나와 혈압이 떨어지면 그 쇼크로 환자는 사망한다.
마버그 바이러스에 관한 치료법은 아직 특별한 게 없다. 다만 선진국은 중증환자 집중치료 시설이 있어 치사율이 낮다. 1967년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는 최초로 독일과 유고슬라비아 연구실 직원들 사이에 마버그 바이러스가 퍼졌을 때 사망률은 23%였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