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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통일 “허문석씨 2차례 만나”…北모래반입 사업 논의

입력 | 2005-04-18 23:41:00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러시아 유전사업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허문석(許文錫) ㈜한국크루드오일(KCO) 대표가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을 지난해 말 이후 2차례 만나 북한 예성강 모래 반입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 장관은 18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 “허 씨가 지난해 11월 초 통일부 장관실로 찾아와 북한의 모래 반입을 위한 사업계획에 대해 얘기를 했고, 올 1월 중하순 허 씨가 이 사업을 위해 북측 사람을 만난 경위를 (나에게) 설명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하지만 허 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인도네시아에 머물고 있는 허 씨는 최근 본보와의 회견에서 정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 “2, 3년 전쯤 처음 만나 알고 지낸 사이”라며 “누구의 소개로 어디서 만났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정문헌(鄭文憲) 의원은 이날 통외통위에서 “허 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H&K에너지㈜는 철도청을 거쳐 올 1월 26일 통일부에 북한 모래의 철도 운송사업 신청서를 제출했고, 통일부는 바로 그 다음 날 사업 승인서를 발급했다”며 “통일부는 당시 H&K에너지와 북한이 맺은 계약 내용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일부 김천식(金千植) 교류협력국장도 이날 “사업승인이 난 시점은 1월 27일이 맞다”고 확인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통일부가 이 업체에 허가한 사업의 내용은 올 2월 1일부터 6개월 동안 화차를 이용해 300차례에 걸쳐 북한 예성강 모래를 운송하고, 간단한 절차를 거쳐 사업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철도청도 이 업체에 2월 1일부터 20년간 2개 열차가 매달 왕복 50차례씩 모래 운송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승인했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또 허 씨는 통일부에 사업승인 신청을 하면서 자신이 북한 신의주경제특구 행정장관직을 제의받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