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 상호작용하는 이른바 멀티미디어 시대. 좋은 책이 그렇듯 잘 보여준 영화 한 편이 아이들의 미래와 성격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제는 외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며, 색감 좋고 사운드 또렷한 DVD로 영화를 보여주자. DVD는 코앞에 다가온 어린이날 선물로도 안성맞춤인데다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모험심과 감성 자극에 최고=책을 읽고 상상력을 키우듯 아이들은 눈앞에 펼쳐진 영화 속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며 웃고 울고 박수 친다.
20일 발매된 픽사 스튜디오의 최신 만화영화 DVD ‘인크레더블’. 이 영화는 초능력을 가진 슈퍼맨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모험심과 정의감을 배울 수 있게 한다.
DVD에는 영어와 우리말 대사가 함께 수록돼 아이의 어학 실력에 맞는 더빙을 골라 들려주면 된다. 보너스로 ‘잭잭의 공격’ ‘바운딩’ 등 DVD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감독과 제작진이 들려주는 뒷얘기와 영화제작 과정 등이 제공돼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흥미로운 점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그려낸 영화임에도 삭제장면 모음이 들어 있다는 것.
아이들의 모험심을 길러주는 DVD로는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뮬란’ ‘알라딘’ ‘스튜어트 리틀’ 시리즈 등이 인기 높다.
▽가족 모두가 즐거워하는 추억의 만화들=작품이 나온 지 60여 년 만에 디지털 작업을 통해 복원돼 이달 초 발매된 디즈니의 ‘밤비’.
주인공 아기 사슴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르쳐주면서 아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해준다. DVD는 4계절과 숫자, 색깔, 기억력 등을 테마로 한 다채로운 교육용 게임을 제공한다.
비디오와 달리 DVD는 리모컨의 화살표 키와 선택 버튼을 이용해 쌍방향(인터렉티브) 게임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디즈니에서 나온 ‘곰돌이 푸’ 시리즈와 ‘정글북 2’ ‘아기코끼리 덤보’ ‘라이온 킹’ ‘브라더 베어’ ‘피터팬’ 등에는 주로 자연 친화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 데다 DVD에서 영화를 테마로 한 게임까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어른 세대까지 추억에 젖어들게 하는 영화를 골라 보는 것도 가족화합에 좋다.
‘우주소년 아톰’ ‘톰과 제리’ 시리즈와 실사영화로 만든 P J 호건 감독의 ‘피터팬’ ‘미래소년 코난’ ‘빨강머리 앤’ 등의 DVD는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 연령대에 맞춰라!=어린이용이라고 아무 DVD나 골랐다가는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아이들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취향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
4세 미만의 유아라면 극장용 장편영화보다 옴니버스처럼 짧은 에피소드로 구성된 TV 방영물이 더 좋다. 감성과 사회성 발달에도 유리한 DVD로는 ‘까이유’ ‘꼬마생쥐 메이지’ ‘빨간코 알루’ ‘올챙이와 개구리’ ‘아추랑 콩콩’ ‘내 친구 드래곤’ 등이 인기 높다.
이들 DVD는 아이들이 계속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하는 게 단점. 중독 되지 않도록 시청시간을 적절히 조절해줘야 한다.
유아의 지능발달을 위한 ‘베이비 아인슈타인’ 시리즈도 최근 DVD로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4, 5세가 넘어가면 역시 만화영화 DVD를 제일 좋아하게 마련.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같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만든 영화를 비롯해 픽사 스튜디오, 디즈니에서 나온 DVD는 거의 모든 작품이 다 인기 있다.
아이들은 한 편의 DVD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 때문에 돈이 아깝지 않다. ‘오세암’ ‘망치’ ‘별주부 해로’ 등 국산 만화 DVD도 아이들이 꽤 좋아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실사영화에도 흥미를 갖는다. 책으로도 유명한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소장가치가 높고 DVD 안에 수록된 부록도 알찬 편이다. 입체안경까지 제공해 영화를 입체로 즐기게 해주는 ‘스파이 키드 3D’ DVD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춤과 노래는 즐거워=바비 인형이 주인공인 ‘바비의 공주와 거지’ ‘백조의 호수’ DVD는 평소 친근한 인형을 내세워 아이들이 뮤지컬과 발레를 흥미진진하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극장에서 크게 흥행한 ‘슈렉 2’ 역시 다소 엉뚱하지만 춤과 노래가 압권. DVD 부록으로 아예 영화 속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벌이는 영화 속 ‘겁나먼 왕국’의 노래경연대회까지 즐길 수 있다.
뮤지컬 만화영화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는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아나스타샤’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DVD에는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뮤지컬 장면까지도 새로 제작, 수록해 DVD만의 감동을 자아낸다.
좋은 DVD를 잘 골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함께 보고 대화하는 것이다.
DVD가 또 다른 바보상자가 되지 않도록 아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을 ‘멀티미디어’적으로 성장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은 다름 아닌 ‘부모’ 자신이기 때문이다.
김종래 파파DVD 대표 jongrae@papadv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