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에 첫 공채 출신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21일 크리스탈밸리CC(경기 가평군)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성이(崔成伊·40·사진)씨. 골프장 소유주의 아내나 딸이 대표이사를 맡은 적은 있지만 공개 채용된 여성이 골프장 CEO까지 오른 것은 최 씨가 처음이다.
“대표이사는 그 기업의 이미지까지 대표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아하고 품격 있는 명문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홍보대행사를 창업해 7년간 운영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해 2월 크리스탈밸리CC 총지배인 공채에서 40 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 그로부터 1년여 만에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된 그는 “워낙 골프를 좋아한다”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골프장을 경영하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도전했다”고 밝혔다.
남자들과 똑같이 레귤러티를 사용하면서도 80타대 중반을 꾸준히 치는 장타자인 그는 “다른 임원들은 모두 남자고 나보다 나이도 많다. 하지만 내 능력을 믿고 맡겨주신 회장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골프장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
아직 미혼인 그의 첫 목표는 2년 안에 크리스탈밸리CC를 ‘회원권가격 5억 원대’의 명문 골프장으로 끌어올리는 것.
“대기업 사장 수준의 연봉과 대우를 받는 자리인 만큼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죠. 만약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누가 뭐라고 하기 전에 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각오입니다.”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