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22일 전대월(수배 중) 하이앤드 대표를 붙잡기 위해 검거팀을 보강하고 경찰과의 공조를 강화했다.
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인 허문석(許文錫·한국크루드오일 대표) 씨는 이날 연합뉴스에 전화를 걸어 “검찰에서 (나를) 조사하는 순서가 되면 돌아가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허 씨는 또 “이광재 의원에게서 전 씨를 소개받은 (지난해 6월) 이후에도 자주는 아니고 가끔 (이 의원을) 만난 적이 있으나 석유사업과 관련해 만나지는 않았다”며 “주로 낮에 만났지만 대화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해 6월부터 9월 사이에 4가지 정책보고서를 만드느라 에너지경제연구원, 서울대 등 관련 기관과 세미나를 했는데 허 씨가 두 번 세미나에 참석했다”며 “허씨가 그 사이에 의원실에 두 번 정도 찾아와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허 씨가 귀국할 경우 권력 실세 개입설의 실체가 상당부분 규명될 수 있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전 씨와 허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검찰수사가 장기 표류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 다 중요하지만 적어도 전 씨의 진술이 있어야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주 다른 관련자 소환 일정도 전 씨의 신병이 확보돼야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날 철도청의 유전사업 참여를 주도한 왕영용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 등 핵심 관련자 2, 3명의 은행계좌 29개에 대한 본격적인 계좌 추적에 나섰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철도공사 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파일들은 감사원 감사를 전후한 2월경 삭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