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경찰서는 1년 반 동안 사귀어 온 여자친구가 빚 독촉을 하자 생매장해 살해한 혐의(강도 살인)로 23일 장모(25) 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4월 10일 오전 5시 반경 장 씨의 여자친구인 조모(28) 씨를 불러내 인근 산으로 끌고 가 주먹으로 때려 실신시킨 뒤 계곡 바위틈에 밀어 넣고 돌로 막아 생매장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장 씨는 조 씨가 “빌린 돈 1500만 원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데다 용돈이 궁해지자 평소 씀씀이가 컸던 조 씨의 돈을 노리고 교도소 동기인 서모(25) 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장 씨는 조 씨의 지갑에 든 신용카드 4장을 훔쳐 돈을 인출하려 했으나 당시 조 씨가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사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는 조 씨와 2002년 말 손님과 노래방 도우미로 만나 사귀어 왔다.
장 씨는 범행 이후 조 씨에게서 빼앗은 휴대전화로 조 씨의 언니에게 “지방에서 돈 벌어서 돌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7차례에 걸쳐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조 씨의 휴대전화로 060 음란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다 조 씨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조 씨의 행방을 추적하던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