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월 씨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의 러시아 유전개발 투자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부동산개발업자 전대월(全大月) 하이앤드 대표(수배 중)가 검찰에 26일 자수하겠다고 밝혀 왔다.
또 이번 사건의 핵심 관련자 중 일부가 참여했던 ‘두목회(두 번째 목요일에 모인다는 의미)’라는 사적 모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씨 자수 의사=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홍만표·洪滿杓)는 경기 분당경찰서에서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 잠적한 전 씨가 26일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뜻을 25일 밝혀 왔다고 말했다.
전 씨는 지난해 7월 철도청에 러시아 유전개발 사업을 처음 제안했던 인물.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에게서 지질학자 허문석(許文錫) 씨를 소개받은 뒤 당시 철도청 왕영용(王煐龍) 사업개발본부장과 함께 철도청의 러시아 유전회사 인수 사업을 주도했다.
왕 본부장 등 철도공사 관계자들도 곧 검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두목회’를 아시나요=공무원들과 사업가 등 20여 명이 10여 년 전에 만든 모임이다. 이번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직·간접적으로 이 모임에 참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왕 본부장과 허 씨 등의 인도네시아 철광개발 사업에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전모 씨(전대월 씨와 다른 인물)의 ‘비망록’에도 이 ‘두목회’가 언급되고 있다.
이 모임에는 현직 경찰관, 정부 부처 중간 간부, 검찰 직원 등 관계(官界) 인사들과 개인 사업가들이 주로 참여했다고 한다. 전 씨는 이 모임에서 왕 본부장을 들먹이며 경기 광명역사 개발 등에 자신이 깊숙이 관여하는 것처럼 얘기했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왕 본부장이 이 모임과 인연을 맺은 것은 3, 4년 전. 전 씨가 친척을 통해 소개받은 왕 본부장을 모임에 데려와 인사를 시키면서였다고 한다.
허 씨에 대해서는 회원들 상당수가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 여겼다고 한다. ‘두목회’의 한 회원은 “2, 3년 전에는 산업자원부가 수요 예측을 잘못해 천연가스가 부족한 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면서 “그때 허 씨가 인도네시아 인맥을 통해 산자부 모 과장에게 개인적으로 도움을 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왕 본부장을 잘 안다고 밝힌 두목회의 한 회원은 “건교부 과장을 하던 왕 본부장이 철도청으로 옮겨가면서 철도청을 개혁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회원은 “문제가 된 유전개발 투자 사업도 왕 본부장의 개인적 공명심이나 관련 당사자들 간의 개인적 금전 관계 등에서 추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