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어디쯤…2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기아와 SK의 경기. 1회 볼넷으로 나간 기아 톱타자 이종범(오른쪽)이 1사 상황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도루는 실패했다. 광주=연합
정규 시즌의 15%를 소화한 26일 현재 선두와 꼴찌의 승차는 불과 3경기.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대혼전이 프로야구 팬을 즐겁게 하고 있다.
만년 꼴찌 롯데는 최근 3연승 등 12경기에서 9승 3패의 고공행진을 계속했고 기아는 1승 10패 후 4연승을 줄달음쳤다. 반면 2년 연속 우승팀 현대는 기아와 함께 공동 꼴찌로 전락해 1997년 5월 5일 이후 8년 만에 첫 수모를 맛봤다.
대구에선 삼성 배영수가 LG를 상대로 눈부신 호투를 하고도 또 눈시울을 적셨다.
7회까지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은 배영수에게 위기가 온 것은 2-1로 앞선 8회. 1사 1, 2루에서 이병규가 친 타구는 잘 맞긴 했지만 골든글러브 중견수 박한이가 잡을 수 있었던 타구. 그러나 박한이는 ‘딱’ 하는 순간 앞으로 뛰쳐나오는 바람에 글러브 끝을 스치며 좌중간으로 흐르는 역전 2타점 2루타를 만들어줬다.
이 한 방에 배영수는 강판됐고 마테오의 2점, 이종열의 3점 홈런이 이어지며 눈 깜짝할 사이에 팽팽하던 승부는 끝이 났다.
지난 4경기에서 평균자책 1.78을 기록하고도 2승 2패에 머문 배영수로선 자신이 등판하기만 하면 고개를 숙이는 팀 타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잠실에선 한화 송진우가 동명이인 스미스 때문에 울고 웃었다.
5회까지 5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송진우는 2-0으로 앞선 6회 두산 홍성흔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상대 선발은 7회 1사까지 2실점으로 호투한 스미스. 하지만 더그아웃에서 가슴을 졸이던 송진우는 8회 동료 타자인 스미스가 재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날리자 웃음을 되찾았다.
두산은 3-4로 뒤진 8회 1사 1, 3루에서 손시헌의 유격수 땅볼 때 타자 주자가 1루에서 명백히 살았음에도 심판이 2루, 1루로 이어지는 더블아웃을 선언하는 바람에 분루를 삼켰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