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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부부 손안에 뜨는 드라마 있다

입력 | 2005-04-27 18:39:00



“드라마 인기는 우리 부부에게 달렸죠.”

주간 시청률 2, 3위를 달리고 있는 KBS2 드라마 ‘해신’(수목 밤 9시55분)의 강일수 PD와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월∼금 밤 8시20분)의 이정선 작가가 결혼 9년차의 부부 사이여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신’은 지난주 시청률이 28.9%(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전체 2위를 기록했고, ‘굳세어라…’가 26.9%로 그 뒤를 이었다. ‘굳세어라…’는 같은 시간대 KBS1 드라마 ‘어여쁜 당신’을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어 MBC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해신’과 ‘굳세어라…’가 같이 방영되는 수 목요일에는 일일 시청률 1위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강 PD는 “20일에는 ‘굳세어라…’가 일일 시청률에서 ‘해신’을 처음으로 앞섰다”며 “그걸 보고 뒷심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인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것이 싫지 않은 눈치다.

두 사람은 각자 작품 때문에 일주일에 수요일 아침 1시간쯤만 얼굴을 볼 정도로 바쁘다. 강 PD는 촬영지인 경기 수원, 전남 완도를 돌아다니느라 ‘굳세어라…’는 인터넷 다시보기로 잠깐 본 적이 있을 뿐 실제 방송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이 작가도 ‘굳세어라…’를 시작한 뒤로는 ‘해신’을 거의 시청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대방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 제작의 고충을 잘 알기 때문에 순수하게 시청자 입장에서만 얘기한다.

“‘해신’에서 정화(수애)가 바다에 빠져 죽으려고 하자 염장(송일국)이 구해주는 장면이 있었죠. ‘그 장면이 멋있었는데 왜 짧게 끝냈느냐’고 하니까 배우들이 너무 추워해서 길게 찍을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이 작가)

강 PD는 드라마 ‘태조 왕건’에 이어 사극을 연이어 맡았고, 이 작가는 그동안 ‘사춘기’ ‘일곱 개의 숟가락’ ‘날마다 행복해’ 등 잔잔하고 가슴 따뜻한 드라마를 주로 집필했다.

한편 MBC 수목 드라마 ‘신입사원’(밤 9시55분)을 공동 집필하는 김기호 이선미 작가도 방송계에서 널리 알려진 커플. 이들은 MBC 미니시리즈 ‘사랑을 그대 품안에’ ‘별은 내 가슴에’, SBS ‘천년지애’ ‘발리에서 생긴 일’ 등 12편의 히트작을 함께 썼다.

이들은 컴퓨터 한 대로 대본을 서로 한 줄 씩 번갈아가며 쓰는 공동작업을 한다. 이들은 “서로 마음속에 생각했던 대사가 가끔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로 손발이 척척 맞는다”면서 “대사를 직접 연기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