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 권력을 행사해 온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국내외 반대 세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6일 “러시아 중부 우랄 지방의 바슈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에서 2월부터 수천 명이 무르타자 라키모프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잇달아 벌이고 있어 그의 후견인인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위상을 크게 해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3년부터 집권한 라키모프 대통령은 독재와 부패 등으로 비난을 받아 오면서도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지원을 받아 3선에 성공했다. 이번 시위는 당시 크렘린이 야당 후보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일어났다.
주민들은 대표단을 모스크바에 보내 라키모프 대통령의 퇴진 요구 서명을 크렘린에 전달했다. 지금까지 자치공화국 대통령은 사실상 크렘린의 낙점으로 결정돼 온 것이 관례. 여기에 주민들이 반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니콜라이 페트로프 연구원은 “크렘린도 라키모프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를 해임할 경우 민심에 떠밀리는 모양이 될까봐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은 러시아 21개 공화국 중 하나로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러시아의 전략지역이다.
옛 소련권에서도 ‘탈(脫)러시아, 반(反)푸틴’ 바람이 거세다.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등 반러시아 친서방 노선을 내건 옛 소련 국가들의 협의체인 구암(GUUAM)이 22일 정상회담을 열고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